[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선두 경쟁의 불꽃이 다시 사그라졌다. 수원이 꿈꾸던 ‘2강’ 체제는 아직 아니었다. 전북이 울산을 꺾고서 수원의 추격을 뿌리쳤다. 다만 히트상품 ‘닥공’이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점은 한숨을 쉬게 했었다.
전북은 12일 울산과 ‘현대家 더비’를 앞두고 압박을 받았다. 하루 전날 수원이 전남을 극적으로 꺾은 것. 승점차는 5점에서 2점으로 줄었다. 1경기 결과에 따라 뒤바뀔 수 있는 간극이다. 전북으로선 울산을 잡고 다시 멀찍이 달아나야 했다.
정상 전력은 아니었다. 이동국, 한교원, 김기희가 국가대표로 차출됐고, 이주용, 윌킨슨은 출전 정지 징계였다.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의 주역인 이재성과 주전 골키퍼 권순태는 부상으로 뛸 수 없었다. 스쿼드가 두껍다고 하나 무게가 떨어지는 게 사실.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과 최보경이 중앙 수비 호흡을 맞출 정도였다.
상대도 7위 울산이었다. 최근 4경기에서 2무 2패로 부진을 겪고 있지만 벼랑 끝에 몰려있다. 수원이 6위 전남을 잡으면서 이날 경기를 이기면 순위를 맞바꿀 수 있었다. 울산도 어떻게든 전주성에서 승점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라가려는 울산보다 달아나려는 전북의 의지가 더 강했다. 경기 초반부터 레오나르도, 카이오를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쳤다. 주도권을 장악하고 경기를 지배했다.
↑ 울산과 ‘현대家 더비’에서 후반 24분 헤딩 결승골을 터뜨리며 전북의 1-0 승리를 이끈 카이오. 사진=MK스포츠 DB |
마무리가 안 되니 답답했다. 그리고 레오나르도의 첫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힌 ‘불운’이 90분간 이어질 것 같은 ‘불길함’도 느껴졌다. 최근 득점력이 현저히 떨어진 전북이었다.
그렇게 안 들어가도 전북의 ‘닥공’ 의지는 대단했다. 후반 11분 김동찬을 투입한데 이어 후반 23분 이승현, 이상협을 조커로 기용했다. 빠른 교체다. 승점 1점에 만족 못하겠다는 최강희 감독의 승부수였다.
그 의지는 1분 뒤 골로 이어졌다. 이재명이 왼쪽에서 띄운 크로스를 카이오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그렇게 안 터지던 골이 마침내 터졌다. 그 1골이면 충분했다. 전북은 울산 사냥에 성공해 수원의 추격을 뿌리쳤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압박감도 이겨냈다.
결과가 더 중요했던 경기다. 하지만 아쉬움도 분명 있었다. 전북은 이날 일방적으로 울산을 몰아붙였다. 전반 슈팅수 8-2, 후반 슈팅수 7-3으로 전북의 파상공세가 펼쳐졌다.
카이오의 선제 득점 이후에도 전북의 공세는 계속됐지만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놓쳤다. 후반 27분 김동찬은 골문 앞에서 카이오의 헤딩 패스를 마무리 짓지 못했고 후반 37분에는 울산 골키퍼의 치명적인 실수를 살리지 못했다.
울산은 우왕좌왕했다. 역습의 날카로움도 없었다. 김근환을 활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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