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화성) 이상철 기자] 데뷔전 하루 전날까지 슈틸리케호 베스트11은 베일에 가려졌다. 10일 파라과이전에 내세울 베스트11을 숨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9일 오후 6시30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훈련을 가졌다. 소집 후 세 번째 훈련이자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가진 마지막 훈련이었다.
이날 75분 동안 진행된 훈련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초반 20분만 언론에 공개했다. 통상적으로 경기 전날 훈련은 초반 15분 공개만 하는 게 관례다. 지난달 베네수엘라 및 우루과이와의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대행이 전면 공개를 한 게 이례적이었고 파격적이었다.
파라과이전은 월드컵 예선 등 중요 경기는 아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데뷔전을 위해 최대한 숨길 것은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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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 베스트11을 경기 하루 전날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작은 단서조차 주지 않았다. 사진(화성)=한희재 기자 |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 예상 베스트11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7일과 8일 훈련에서 4-2-3-1 포메이션의 틀을 보여줬지만, 유연성을 강조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주문대로 전형은 시시각각으로 바뀐다.
그 기본 틀 안에 들어갈 태극전사는 ‘물음표’다. 수비 조직력 강화 훈련을 했을 때도 포백(4-Back) 2개 조의 조합을 달리 했다. 9일 오후 발표된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중원의 한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피로도가 높은 선수를 보호 차원에서 파라과이전 베스트11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했던 김승대(포항)를 가리킨 이야기다. 부상 회복이 덜 된 장현수(광저우 부리)도 제외가 유력하다.
슈틸리케 감독의 첫 베스트11이 안정해진 건 아니다. A대표팀은 이날 훈련 막바지 11명씩 2개 팀으로 나눠 미니게임을 치렀다. 첫 미니게임이다.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가진 두 번의 훈련에서 미니게임은 없었다. 조끼를 입은 팀과 안 입은 팀으로 구분했다. 파라과이전에 선발 출전할 이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밖으로 새나가는 걸 경계했다.
그런 성향은 훈련 전에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잘 드러났다. 파라과이전 공격진 구상을 묻는 질문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기자가)파라과이에서 일하고 있는 게 아니냐. 경기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알고 싶은 게 의심스럽다‘라고 답했다. 위트 있는 답변일 수 있지만 그의 성향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누가 뛸지 등 전술적인 부분 공개는)내가 가장 꺼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말할 수도 있지만 난 그렇지 않다. 확실한 건 준비를 세밀한 부분까지 다 마쳤다라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 동안 국내 감독들은 대놓고 밝히거나 의중을 돌려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원천봉쇄를 한 셈이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내국인 감독과 다른 외국인 감독의 성향 차이”라고 전했다.
슈틸리케호 데뷔전 베스트11은 추축 가능하다. 몇몇 선수가 빠질 것을 암시하면서 자연스레 ‘먼저’ 기용될 선수가 있다. 그렇지만 말 그대로 추측이다. 누가 첫 선택을 받았을 지는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에만 있다. 그리고 10일 오후 7시, 경기 한 시간 전에 발표될 선발 출전 선수 명단을 통해 공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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