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매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남녀 선수를 각각 선정해 시상하는 '올해의 선수' 상의 후보자에 도핑 전력이 있는 스프린터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IAAF는 이달 초 올해의 선수상 후보 남녀 10명을 선정, 발표하면서 남자 후보 가운데 게이틀린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게이틀린은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부상으로 거의 출전하지 않
은 올 시즌 단거리 트랙을 지배했습니다.
그는 남자 100m에서 시즌 최고 기록인 9초77을 찍었고, 출전한 대회에서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남자 200m에서도 시즌 최고 기록은 게이틀린의 19초68입니다.
문제는 게이틀린이 금지약물 양성 반응 전력자라는 점입니다.
게이틀린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100m 금메달, 2005년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200m 2관왕을 차지하며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로 군림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을 보여 4년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고 추락했습니다.
2010년에 복귀한 게이틀린은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올해 전승 행진을 벌이며 재기에 성공했지만 주변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게이틀린이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오르자 함께 후보로 선정된 '원반던지기 황제' 로베르트 하르팅(독일)은 지난 6일 공개적으로 "나를 후보 명단에서 빼 달라"고 요구하며 반발했습니다.
하르팅은 "후보로 선정된 것은 훌륭한 일이지만 도핑 전력자와 함께 오른 것은 나와 내 팬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르팅에 이어 영국의 육상 영웅 출신인 세바스찬 코 IAAF 부회장까지 8일 "약물 전력자인 게이틀린이 올해의 선수 후보로 뽑힌 것은 개인적으로 큰 문제라 생각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습니다.
IAAF는 9일 공식적으로 하르팅에게 후보 제외 요구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진화에 나섰으나 논란이 쉽게 가라앉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올해의 선수 수상자는 내달 21일 발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