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이상철 기자] 수비 또 수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기초공사는 계속됐다. 소집 이틀째에도 수비 조직력 강화 훈련을 했다. 전날 훈련과 비교해 보다 세밀하고 전문화된 게 특징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8일 오후 5시20분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공식 훈련을 가졌다. 소집 첫날인 7일에 이은 슈틸리케호의 두 번째 훈련이었다. 이날 훈련에는 22명의 태극전사가 참가했다. 오른 발목 타박상의 장현수(광저우 부리)는 이틀 연속 팀 훈련에 빠졌다. 실내 치료만 했던 전날과 다르게 이날은 러닝을 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소집 후 이틀간 훈련에서 수비 조직 강화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사진(파주)=한희재 기자 |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7명씩 2개 조로 나눠 볼 돌리기 게임을 했다. 단순한 게임이 아니었다. 플랫4의 수비를 구축해 라인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했다. 그라운드의 반 안에서 뛰면서 럭비처럼 서로의 터치라인까지 볼을 끌고가면 점수를 올리는 방식이었다.
박주호(마인츠)-김기희(전북)-곽태휘(알 힐랄)-이용(울산)이 주황색 조끼를, 홍철(수원)-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김주영(서울)-차두리(서울)이 흰색 조끼를 입고 호흡을 맞췄다. 전날 훈련에서 미드필더로 분류됐던 박주호가 왼쪽 수비수로 기용된 게 눈에 띄었다. 반면, 김민우(사간 도스)는 미드필더 올라섰다.
이 조합은 곧이어 실전 훈련을 가졌다. 교대로 돌아가면서 공격진과 6대6으로 맞선 것이다. 전날 4대4로 부딪힌 것보다 숫자가 늘었다. 또한, 골대 3개를 두면서 수비진이 공격 방향에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상당히 색다른 훈련이었다. 홍명보 전임 감독 체제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훈련이었다. 홍명보호에 이어 슈틸리케호의 코칭스태프로 활동하고 있는 박건하 코치는 “수비 조직 강화 훈련으로 수비진의 효율적인 움직임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라면서 “나 또한 처음 해본다”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쉴 새 없이 수비수들에게 주문을 했다. “짧은 시간 내 효율적으로 움직여라” “좀 더 침착하라” “위험할 경우 터치라인 밖으로 볼을 걷어내라”라고 이야기했다. 특이한 건 골키퍼 백패스다. 슈틸리케 감독은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비 조직 훈련은 오후 5시50분부터 1시간가량 진행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도 직접 발걸음을 재면서 콘을 설치했고, 직접 조끼를 나르며
묀헨글라드바흐(독일)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그리고 ‘전차군단’ 독일 A대표팀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명수비수 출신 감독답게 수비 재건부터 힘을 쏟았다. 슈틸리케 감독의 손길이 닿은 태극호의 뒷문이 얼마나 단단해질지, 파라과이 및 코스타리카와의 A매치 2연전에서 지켜봐야 할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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