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숨가쁘게 달려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A매치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10월의 첫 경기인 7라운드가 마무리된 가운데 초반 판세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순위표에서 알 수 있듯 무패행진으로 독보적인 성적을 쌓아올리고 있는 첼시와 에버턴,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명가들의 몰락이 두드러진다.
↑ 첼시는 올 시즌 새롭게 영입한 디에고 코스타와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활약 덕분에 리그 선두자리를 굳건히 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독보적인 첼시, 영입 효과 ‘톡톡’
첼시는 7라운드까지 무패행진(6승1무)을 달리며,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굳혔다. 지난 시즌 부족했던 공격력을 업그레이드한 첼시는 공수에서 모두 완벽한 경기(21득점, 7실점)를 펼치고 있다. 특히 공격이 매서워졌다. 경기당 3골을 집어넣고 있는 첼시다. 빈틈없는 전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역시나 새로 영입한 선수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디에고 코스타(9골·득점 선두)와 세스크 파브레가스(7도움·도움 선두)는 단숨에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으며, 매주 공격 포인트를 쌓고 있다. 나머지 우승 경쟁팀들이 여전히 허덕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첼시는 공격에서 효율을 극대화하면서도 지난 시즌 최소실점을 기록했던 것처럼 철옹성 같은 수비라인을 잘 유지하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로 돌아온 지 2시즌 만에 2005-06시즌 리그 2연패를 달성했던 옛 영광을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 아스널과의 더비전 완승(2-0 승) 이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 무리뉴 감독이지만, 내심 선수들의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조심스럽게 상위권에 진입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상위권 찾아가는 맨체스터와 사우스햄튼의 ‘저력’
조금씩 상위권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맨체스터 형제들이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2위)는 지난 시즌처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페예그리니 감독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팀에게 강했던 맨시티(4승2무1패)였지만, 스토크시티(0-1 패), 아스널(2-2 무), 첼시(1-1 무)를 상대로 고전했다. 그러나 최근 2연승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라운드(아스톤 빌라전 2-0 승)에서 골 맛을 본 야야 투레의 활약은 팀 입장에선 매우 고무적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4위)는 7라운드 만에 첫 연승을 달렸다. 맨유(3승2무2패) 같은 전통의 명문팀이 첫 2연승에 기뻐한다는 사실은 이들의 현 상황을 나타내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맨유는 새 희망을 찾았다. 아직 경험치가 부족한 수비진을 차치하고라도 이적생 남미 ‘듀오’ 라다멜 팔카오(콜롬비아)와 앙헬 디 마리아(아르헨티나)의 활약만큼은 눈부셨다. 맨유는 시즌 초반 스완지시티(1-2 패)와 레스터시티(3-5 패)를 상대로 당한 굴욕적인 패배에서 조금씩 치유 중이다. 그러나 맨시티와 맨유 모두 막강한 공격에 비해 수비라인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몰락을 예상한 많은 전문가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사우스햄튼(3위)의 행보도 눈에 들어온다. 사우스햄튼은 개막전 리버풀(1-2 패)과 7라운드 토트넘(0-1 패)에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초반 4승(1무2패)을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승점을 확보하고 있다. 로날드 쿠만 감독 아래에 재조직된 팀은 지난 시즌과 같은 조직력을 거의 유지했다. 리키 램버트, 아담 랄라나, 데얀 로브렌, 루크 쇼, 칼럼 채임버스 등 핵심 멤버들을 모두 명문구단에 빼앗기면서 한때 ‘공중분해’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리그 상위권(3위)에 이름을 올렸다. 초반 반짝 상승세를 탔던 스완지시티의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과 여름 이적시장에서 ‘폭풍영입’을 시도한 리버풀과 아스널이 아직 적응문제를 겪은 덕분에(?) 순위가 상승한 면도 있다.
↑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사우스햄튼의 쿠만(사진) 감독은 주축 선수들을 떠나보내고도 보란듯이 안정적인 승점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중위권 리버풀 아스널, 이적 효과는 아직…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두 팀이다. 그러나 그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아 더 걱정이다. 리버풀(9위·3승1무3패)은 수아레스의 공백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를 내주고 사들인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 라자르 마르코비치, 리키 램버트, 아담 랄라나 등은 그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리버풀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복귀로 야무진 꿈을 꾼 것도 사실이지만 현실은 매우 차가웠다. 지난 시즌 휘몰아치는 듯한 빠른 공격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로저스 감독은 생각만큼 공격속도가 나오지 않는다며 선수들을 지적했다.
아스널(8위·2승4무1패)은 메수트 외질과 알렉시스 산체스 등 2선 자원들의 활약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올 시즌 공격적인 영입 작업에 성공했지만, 테오 월콧, 올리비에 지루, 마티유 드뷔시, 아론 램지, 미켈 아르테타 등의 부상 탓에 선수층은 여전히 얇다. 지난 6라운드까지 아슬아슬 무패행진(2승4무)을 이어왔지만, 7라운드 첼시와의 더비전 패배로 우승경쟁력은 벌써 바닥을 드러냈다.
‘승격팀’ 레스터시티(12위)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올 시즌 팀에 합류한 공격수 레오나르도 우조아(5골·득점2위)의 활약도 있겠지만, 만만치 않은 조직력이 더 일품이다. 에버턴(2-2 무), 아스널(1-1 무)과 비기더니 맨유(5-3 승)와 스토크시티(1-0 승)와의 경기를 통해 EPL 돌풍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 앨런 파듀 감독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팬들은 그를 경질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하위권으로 몰락한 ‘명가’ 에버턴과 뉴캐슬
아직 리그 초반이기에 이들의 몰락을 말하는 것은 매우 성급한 일이다. 그러나 양 팀 감독들이 팬들의 기대를 실망으로 바꿔 놓은 것만큼은 확실하다. 올 시즌 승격한 번리(19위)와 퀸즈파크 레인저스(20위)의 난항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EPL 잔뼈가 굵고 나름의 명성을 자랑하는 두 팀의 몰락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충분히 저력이 있는 에버턴(17위)과 뉴개슬(18위)은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버턴(1승3무3패)은 지난 시즌과 달리 지금껏 16골을 허용하며 리그 최다 실점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경기당 2골 이상의 실점은 두고두고 후회스럽다. 강팀과의 연전은 그렇다 쳐도 레스터시티(2-2무) 크리스탈 팰리스(2-3패)전에서 확실한 승점 3점을 얻지 못했다. 에버턴은 지난 시즌 대부분의 전력을 유지했지만, 주축 공격진인 로스 바클리, 케빈 미랄라스는 물론 존 스톤스, 시무스 콜먼, 실뱅 디스탱 등 수비진의 부상으로 전력 누수가 불가피했다.
뉴캐슬(4무3패)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앨런 파듀 감독은 순식간에 경질 위기에 내몰렸다. 팬들의 사퇴 압박은 극에 달했고, 심지어 극성 팬들 사이에선 그의 경질을 촉구하는 캠페인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리그 7라운드가 될 때까지 단 1승도 구하지 못한 뉴캐슬은 시세(4골)의 결정력을 제외하곤 믿을 만한 구석이 없는 실정이다. 올 시즌 새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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