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올 시즌 원주 동부에서 이승준(36)의 화려한 슬램덩크를 보기 힘들 전망이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시설 점검차 가진 서울 삼성과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이승준은 올 시즌 사실상 전력 외로 생각하면 된다”고 못 박았다. 사실상 이승준이 올 시즌 동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는 의미다.
↑ 원주 동부 이승준이 올 시즌 코트에서 뛸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사진=MK스포츠 DB |
이승준은 자존심이 크게 상했으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승준은 재기를 노리며 재활에만 전념하고 있다. 미국으로 건너가 자비를 들여 재활 치료를 받았고, 국내로 들어와 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재활만 하고 있는 상태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인 이승준은 최근 인천아시안게임 현장에 관중으로 나타나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도 했다. 농구에 대한 애정만큼은 변함이 없는 것.
그러나 이승준의 몸 상태는 좋지 않다. 회복 속도는 빨랐으나 아직 훈련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김영만 감독은 “훈련을 전혀 하지 못한 상태다. 재활만 하고 있는 선수를 지금 전력으로 보긴 힘들다. 아무래도 올 시즌은 뛰기 힘들 것”이라며 “지금 있는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전력으로 시즌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준은 동부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였다. 화려한 덩크는 전매특허. 경기 후 팬서비스도 좋아 여성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그의 모습을 당분간 보긴 힘들어졌다.
또 하나의 불편한 진실은 이승준이 올 시즌을 끝으로 동부를 떠나야 한다는 점. 이승준은 귀화혼혈선수 3년 계약 규정에 따라 올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 때문에 올해 웨이버 공시 때 이승준을 찾는 구단도 없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이승준을 데리고 있을 시간이 1년밖에 없기 때문에 모험을 하기 힘들었다.
농구인생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이승준은 여전히 운명의 갈림길에서 재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김영만 감독의 머릿속에는 이미 이승준이 없다.
↑ 프로농구 역대 최다인 통산 4번째 덩크왕에 오른 이승준.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