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한국 기계체조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서 기대와 달리 ‘노 골드’에 그쳤다. 기계체조에 참가한 총 7개국 중 6위. ‘도마의 신’ 양학선 한 명에 의존한 한국 기계체조의 민낯이 드러나기도 했다. 1986년 서울대회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대회로 기록됐다.
그러나 노 골드의 그림자 위로 한 줄기 빛을 봤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양학선처럼 에이스로 발돋움할 수 있는 선수들 발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윤나래와 박민수의 ‘차기 에이스’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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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기계체조 기대주 윤나래. 사진=강윤지 기자 |
윤나래는 이번 대회를 마치고 “이런 큰 경기에는 처음 나서본다. 시니어 데뷔전이라 많이 떨렸지만 우리나라에서 해서 그런지 마음은 편했다”며 수줍은 듯 소감을 전했다. 그녀의 비결은 자신의 경기에만 집중하는 것. 윤나래는 “점수는 보지 않고 스스로의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큰 실수만 없다면 못해도 동메달은 딸 거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윤나래의 목표는 세계선수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 부상 없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가면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비인기 종목인 기계체조에서 여자 기계체조는 더더욱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윤나래는 무관심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 남자 기계체조 기대주 박민수. 사진=강윤지 기자 |
박민수는 양학선을 이을 에이스로 꼽히고 있다. 2년 전 태극마크와 연을 맺은 박민수는 지난 6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위를 하는 등 성장세를 타고 있다. 그는 한국이 취약했던 개인 종합 부문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여겨진다. 지난 21일 선배들과 함께 단체전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4일에는 안마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사실 박민수가 가장 기대했던 부문은 개인 종합. 이 부문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던 그는 한 번의 실수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경기를 그르쳤다. 이 부분에 대해 많은 반성을 하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박민수는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더 큰 배움으로 앞으로 가는 길에 거름이 될 거라 생각하고 있다. 그는 “기대했던 종목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 아쉬운 것도 있지만 분명히
처음 참여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거머쥐며 소중한 경험을 쌓은 윤나래와 박민수. 2년 뒤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서있을 이들 차세대 에이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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