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세인트루이스) 김재호 특파원] 기자회견에 참석한 류현진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었다. 취재진은 계속해서 그에게 부상이 재발할 경우의 느낌에 대해 물었다. 류현진은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앞에는 부상에 대한 의심의 시선을 지우고 다저스 3선발의 위용을 다시 보여줘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vs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0월 7일 오전 10시 07분(이하 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 세인트루이스
상대 선발: 존 래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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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에 참석한 류현진은 취재진의 계속되는 부상 관련 질문에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美 세인트루이스)= 조미예 특파원 |
타선의 흐름도 나쁘지 않다. 타선의 중심인 아드리안 곤잘레스와 맷 켐프가 1, 2차전에서 나란히 담장을 넘겼다. 아무리 ‘가을 좀비’ 세인트루이스라지만 득점을 뽑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류현진이 평상시와 같은 흐름을 가져가준다면, 다저스에게도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공들인 재활 류현진은 지난 9월 13일 샌프란시스코전 어깨 부상 이후 지금까지 재활에 매달렸다. 다저스 구단이 밝힌 것처럼, 류현진은 ‘준최대의’ 재활을 진행했다. 지난 5월에는 없었던 주사 치료를 받았고, 불펜 투구와 시뮬레이션 게임을 소화했다. 특히 시뮬레이션 게임 소화 이후에는 ‘경기 전까지 마운드에 오르지 않겠다’는 말을 어기고 불펜 투구를 한 차례 더 소화했다. 그 정도로 재활에 공을 들였다. 류현진은 “휴식이 예상보다 길었다. 몸 상태도 괜찮았고, 한 번 더 모든 구종을 테스트해보고 싶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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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은 어깨 부상 이후 재활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례적으로 시뮬레이션 게임 이후 불펜 투구까지 소화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1년 전 기억 여기서 시간을 1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류현진은 지난 시즌에도 디비전시리즈 3차전 선발로 나섰다. 그런데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3차전 등판을 앞두고 돌연 불펜 투구-그것도 구단 주치의가 지켜보는 가운데-를 했다. 언론들은 그런 그에게 부상 의혹을 제기했고, 류현진은 강하게 부정했지만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3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하면서 그 의혹을 지우지 못했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났다면 비극이 됐겠지만, 류현진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얻었고, 7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압도적인 투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당시 상대가 바로 이번 상대 세인트루이스다.
모두가 경계대상 세인트루이스는 ‘가을 좀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포스트시즌만 되면 끈끈한 전력을 자랑한다. 1번부터 9번까지 쉽게 상대할 타자가 없다. 지난 6월 28일 맞대결에서 류현진에게 홈런을 뺏어낸 야디에르 몰리나, 7회 2타점 적시타로 류현진을 패전에 몰아넣은 조니 페랄타, 디비전시리즈 2경기에서만 2홈런 6타점을 몰아치고 있는 맷 카펜터까지, 모두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타자들이다. 더군다나 이번 경기는 원정이다. 류현진이 이번 시즌 원정에서 강했다고 해도, 포스트시즌은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류현진에게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두 번 실수는 안 된다 돈 매팅리 감독은 6일(한국시간) 가진 기자회견에서 류현진이 초반 잘못될 경우에 대비해 4차전 선발로 예고한 댄 하렌을 대기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류현진에 대한 신뢰를 보내면서도, 또 다른 쪽으로는 ‘플랜B’를 준비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무조건 이겨야하는 다저스 입장에서는 이날 경기 초반에 흐름이 불리하게 흘러갈 경우 다소 이른 시기에 투수 교체를 결정할 수도 있다. 한 번 실수는 만회할 기회가 주어질지 몰라도, 두 번째 실수가 있다면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공을 뺏기 위해 마운드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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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맷 카펜터는 이번 시리즈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이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가을야구의 피 상대 선발 존 래키는 세인트루이스가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영입한 베테랑 우완 투수다. 이적 이후 10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그의 진짜 역할은 바로 지금, 포스트시즌에 맞춰져 있다. 래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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