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45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인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그러나 흥행 참패. 낙제점을 받은 주최국의 운영 미숙 탓에 아시아 스포츠 영웅들의 투혼은 철저히 외면 받았다. 국격은 바닥을 쳤다. 인천의 기억은 씁쓸한 여운만 남겼다.
아시안게임을 주최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지난 4일 “인천아시안게임은 성공적인 개최”라는 대회 총평을 내리며 자화자찬을 쏟아냈다. 그러나 아시아의 눈은 달랐다. 대회 기간 내내 인천시와 조직위원회의 형편없는 운영 미숙으로 난도질을 당했다. 국내‧외 언론은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차가운 시각을 드러냈다.
↑ 아시아인의 축제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이 4일 폐막식을 끝으로 화력한 막을 내렸다. 지난 4일 오후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성화가 소화되고 있다. 사진=한희재 기자 |
인천시는 지난 2007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뒤 7년을 준비했다. 이 기간 동안 2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1조2000억원 이상이 아시아드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을 새로 짓는데 투입됐다. 사후 관리에 대한 대책도 미비하다. 재정적자는 불 보듯 뻔하다.
그래놓고 조직위는 “저비용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고, 성공적인 모델을 남겼다”고 자평하고 있다. 2018년 차기 대회 개최국인 인도네시아(자카르타)를 위한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한 대회였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번 대회서 도마 위에 올라 논란이 된 대다수의 문제점들은 예산 부족이 이유였다. 조지위는 “불편한 대회였을지는 몰라도 대형사고 없는 성공적인 대회”라고 자위하지만, 불편하고 궁색한 변명이다. 심지어 논란이 된 개‧폐막식 연출을 맡았던 장진 영화감독은 일부 비난의 목소리에 대해 “이런 얘기를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돈이 없어요”라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2조5000억원짜리 ‘동네 운동회’로 전락한 저비용(?) 대회가 과연 누구를 위한 성공 모델인지 묻고 싶다.
한국은 17회 아시안게임 가운데 3회(서울‧부산‧인천) 개최국으로 태국(4회)에 이어 최다횟수 보유국 2위다. 중국(베이징‧광저우)과 일본(도쿄‧히로시마)도 한국보다 적은 2회에 불과했다. 무리한 대회 유치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인천시는 실리도 찾지 못한 채 천문학적인 혈세와 부채 부담만 떠안았다.
이제 시선은 4년 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쏠린다. 벌써부터 걱정이다. 인천의 씁쓸한 기억은 평창의 미래를 미리 보는 듯하
올림픽은 아시아가 아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회다. 불편한 대회 유치로 당한 국제적 망신은 한 번으로 족하다. 정부와 평창시가 하나가 돼 인천의 기억을 실패가 아닌 성공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 평창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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