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인천에서 리우로.’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한 이광종호의 항해는 계속된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향해 나아간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U-23 대표팀은 2일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결승에서 북한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이며 역대 네 번째 우승이다.
한국축구의 숙원을 이룬 이광종 감독은 지도력을 검증 받았다. 그리고 옵션 조항에 따라 그의 계약기간은 자동 연장된다.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획득 시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맡기로 했다.
↑ 이광종 감독은 스스로 계약기간을 올림픽이 아닌 아시아경기대회까지 했다. 금메달을 따서 검증을 받겠다던 그는 ‘시험’에 합격했다. 사진(인천)=한희재 기자 |
2000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로 활동한 이광종 감독은 2009년 나이지리아 U-17 월드컵 8강, 2011년 콜롬비아 U-20 월드컵 16강, 2013년 터키 U-20 월드컵 8강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의 지도력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못 미덥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서 말도 많았다. 윤정환 전 사간 도스 감독의 U-23 대표팀 취임 루머까지 흘러나왔다.
입지가 단단하지 않은 이광종 감독이었다. 그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실력으로 검증 받겠다고 했다. 그의 계약기간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아닌 인천아시아경기대회까지였다. 금메달을 따지 않으면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광종 감독의 희망에 따랐다”라고 했다.
대회 기간 내내 그의 지도력은 하마평에 올랐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광종호는 무실점 연승으로 고비를 하나둘 넘었지만 ‘답답하다’ ‘전술이 없다’ ‘내용이 부진하다’ 등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광종 감독은 꿋꿋했다. 흔들림이 없었다. “초반 찬스를 못 넣은 걸 빼고는 아무 문제가 없다”라며 맞섰다. 그리고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했다. 김신욱-윤일록의 부상이라는 암초가 있었지만 ‘플랜B’ 가동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거론됐던 문제를 하나둘씩 해결했다.
한국축구를 괴롭혔던 모래바람을 딱 한 번 만나긴 했지만 대진운이 마냥 좋지도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을 꺾었고, ‘복병’ 홍콩과 태국을 격파했다. 결승에선 ‘강호’ 북한마저 극적으로 이기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광종 감독의 재발견이다. 테스트는 1등이 아니고선 무조건 불합격이었다. 그의 지도자 인생 최대 도박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정면 돌파는 성공했다. “부담은 전혀 없다”던 그가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룬 허정무 감독과 첫 올림픽 메달을 딴 홍명보 감독도 해내지 못한 ‘업적’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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