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약속을 지켰다. 윤덕여호의 태극낭자들이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에게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선물했다.
한국은 1일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베트남을 3-0으로 이겨 3위에 올랐다. 지소연은 가슴 따뜻한 동료들의 도움 속에 2회 연속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날 경기 출전 선수 명단에 지소연의 이름 옆에 ‘N’이라고 표기됐다. 경기에 뛸 수 없다(Not Eligible to Play)는 표시였다. 지소연은 경기장에 없었다. 소속팀 일정으로 하루 전날 영국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태극낭자는 약속을 지켰다.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베트남을 이겨 영국으로 떠난 지소연에게 동메달을 선물했다. 사진(인천)=한희재 기자 |
지소연은 없었지만 태극낭자들과 함께 뛰었다. 혼자 너무 많은 걸 짊어지려 하려는 지소연을 위해서도 동메달을 꼭 따 선물하겠다던 선수들이었다. 지소연과 친구인 김혜리(현대제철)는 “우리가 원하는 메달색은 아니지만 영국에 도착하는 너에게 동메달을 꼭 선물할게”라고 약속했다.
힘이 들었다. 지난달 29일 북한과 준결승 이후 이틀 만에 치르는 경기였다. 지난 경기의 피로도 다 풀리지 않았다. 대회 막바지라 체력도 바닥났다.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틀 전 남북전과 같은 속도전 잇는 경기는 불가능했다. 그러나 강인한 정신력으로 한 발 더 뛰며 또 한 번의 투혼을 펼쳤다.
경기 내내 베트남을 몰아붙였지만 베트남의 골문은 쉬이 열리지 않았다. 크로스바를 강타하거나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베트남 골키퍼는 야속하게 ‘야신 모드’였다.
↑ 지소연은 소속팀 일정으로 1일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베트남과 동메달 결정전에 뛰지 못했다.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