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반전이다. 박주영(29·알 샤밥)이 새 팀을 구했다. 자연스레 국가대표 복귀에 초점이 모아진다.
박주영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태극마크와 거리가 멀었다. 기대 이하로 부진했다. 아스널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아 한동안 소속팀도 없었다. 보여준 게 없으니 뽑기 어려웠다. 지난달 다시 뛰기 시작한 한국축구에 박주영은 함께 하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도 국가대표 선발 원칙을 천명하면서 박주영을 탈락시켰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를 뛰는 걸 보고서 선수를 판단해야 하는데 경기에도 못 뛰는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건 맞지 않다. 현재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선수를 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적(無籍)’ 신분이었던 박주영에게 태극마크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박주영이 새 둥지를 틀었다.
↑ 박주영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새로운 축구인생을 시작한다. 멀어졌던 태극마크도 다시 가까워질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당장 태극마크를 달지 않는다. 오는 10일 파라과이전과 14일 코스타리카전에 나설 소집 명단에 박주영의 이름은 없다. 하지만 11월 이후부터는 다르다.
한국은 오는 11월 요르단(14일), 이란(18일)과 원정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대비한 모의고사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첫 원정이기에 의미는 더욱 크다.
시간은 충분하다. 1달 넘게 남았다. 박주영이 알 샤밥 이적 후 미친 듯이 골 폭풍을 펼친다면, 슈틸리케 감독도 외면하기 어렵다. 선입견 없이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게 그의 신념이었다. 실적이 좋다면 응당 부를 것이다.
게다가 슈틸리케 감독은 전임 최강희 감독과 홍명보 감독이 밝혔듯, 한국축구의 공격수 기근을 경험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린 공격수가 이동국 1명뿐이다”라고 했다. 부상으로 점검하지 못한 김신욱(울산)을 추가한다 해도 공격수 기근은 반복되고 있다. 박주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늘어난다.
박주영이 새 팀에 적응할 시간도 충분하다.
박주영이 이적 초반부터 강렬한 임팩트를 선보인다면, 예상보다 빠른 슈틸리케호 승선도 가능하다. 또한, 멀어져 보이던 아시안컵 출전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