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후반 48분, 추가시간 3분이 다 흘렀다. 승부는 연장에서 내겠다고 머릿속에 그렸다. 교체카드를 1장만 쓰면서 연장 30분을 위해 아껴뒀다. 그러나 품에 숨긴 패를 꺼내지 못했다. 꺼낼 필요가 없었다. 어이없는 실수로 통한의 결승골을 내줬다. 후반 종료가 아닌 경기 종료였다.
한국은 잘 싸웠다. 1-1로 맞선 후반 중반 이후 북한을 몰아붙였다.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북한은 한국의 공세에 적잖이 고전했다. 후반 44분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히는 등 한국의 공격은 날카로웠다. 흐름은 한국에게 넘어갔다. 벤치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확신했다. 그렇기에 더 아쉬움이 컸다.
↑ 한국은 29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준결승에서 북한에게 1-2로 패했다. 사진은 윤덕여 감독.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윤덕여 감독은 기자회견 도중 말문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아쉬움에 감정이 복받쳤다. 윤덕여 감독은 “오늘 경기를 위해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 결과적으로 패했고 선수들이 마음 아파하는 걸 감독으로서 지켜보는 게...”라며 말끝을 흐렸다. 잠시 입을 꾹 다물 정도였다.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경기는 남아있다. 오는 10월 1일 오후 5시 일본에게 0-3으로 패한 베트남과 인천
윤덕여 감독은 동메달을 따 아쉬움을 달래겠다고 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첫 동메달을 땄다. 2회 연속 메달 획득도 충분히 값진 성과다. 윤덕여 감독은 “대회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여자축구를 사랑하는 팬을 위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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