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임시 감독을 맡은 후안 유리베는 사뭇 진지해보였다.
유리베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일일감독’으로 나섰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이날 선수들에게 코칭스태프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맡긴 것. 이는 매팅리의 스승 조 토리 MLB사무국 부사장이 현장에 있던 시절 시즌 마지막 경기 때마다 하던 전통이다.
↑ 후안 유리베가 감독으로 변신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 조미예 특파원 |
매팅리에게 지휘봉을 위임받은 유리베는 유니폼까지 8번 매팅리의 이름이 적힌 것을 입고 나왔다. 경기 전 오더 교환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왔던 그는 팬들의 박수에 손을 들어 화답했다.
그러나 경기는 진지했다. 유리베는 매팅리가 자리하던 더그아웃 입구 옆 자리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팀을 지휘했다. 평소 류현진과 장난을 일삼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1회 맷 켐프가 홈런을 치고 들어왔을 때도 선수들과 어울리지 않고 따로 세리머니를 하며 감독의 체통을 지켰다.
경기 도중에는 감독실에서 풋볼이나 볼 거라고 했던 매팅리도 유리베가 걱정됐는지 더그아웃 한쪽에 모습을 드러냈다. 때문에 한때 더그아웃에는 두 명의 매팅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유리베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는지 3회말 공격 때부터는 토미 라소다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 ‘후안 라소다’로 변신했다.
↑ 감독 유리베가 맷 켐프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 조미예 특파원 |
줄곧 공수교대 시간에 투수를 교체했던 유리베는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었던 듯, 7회 2사 1, 2루에서는 직접 나와 페드로 바에즈를 내리고 다니엘 쿨롬을 올렸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한편, 매팅리는 1, 3루 코치를 제외한 나머지 보직도 선수들에게 맡겼다. 벤치 코치는 핸리 라미레즈가 맡았으며, 투수코치는 클레이튼 커쇼가 맡았다. 커쇼는 경기 전 “오늘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상대 타자들의 분석 자료를 모두 준비했다”며 모범생다운(?)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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