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양) 이상철 기자] 냉정히 말해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는 ‘제3의 옵션’이었다. 이광종호는 원톱을 즐겨썼다.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김신욱(울산)이 부동의 주전이었고, 이종호(전남)가 그 다음이었다. 이용재는 세 번째이자 마지막 옵션이었다. 1,2옵션을 사용할 수 없는 가운데 3옵션이 빛을 발휘했다. 위기에 봉착한 한국을 구했다.
이용재는 2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16강 홍콩전에서 후반 14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8강 진출 티켓을 안겼다.
이용재는 이날 홍콩전에 4-2-3-1 포메이션의 원톱으로 나섰다. 지난 21일 조별리그 라오스전에 이은 2경기 연속 선발 출전. 베스트11에 잇달아 이름을 올렸지만 당초 그는 주전 공격수가 아니다.
↑ 이용재(9번)가 2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16강 홍콩전에서 후반 14분 선제 결승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고양)=한희재 기자 |
이광종 감독으로선 원톱으로 내세울 1,2옵션을 홍콩전에서 모두 잃었다. 이에 3옵션인 이용재가 최전방에 섰다.
최종 명단 선발 당시부터 논란을 받았던 이용재다. 유럽 물을 먹었다고 하나 현재 일본 J리그 2부리그에서 뛰던 이용재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럽지만은 않았다.
그 가운데 조별리그 2경기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기회를 엿봤으나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공격포인트도 없었다. 실망감만 키웠다.
이용재는 이날 홍콩전에서도 전반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전반 28분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머리에 맞혔으나 볼은 크로스바를 넘겼다.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공격수는 ‘욕’을 먹는 게 익숙하다. 그래도 달가울 리 없다.
그리고 이용재는 자신의 향한 비난을 말끔히 씻어냈다. 후반 14분 환상적인 공격 패턴으로 홍콩의 단단한 수비를 뚫었다. 김영욱(전남)이 가슴으로 내준 볼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문을 열었다. 신들린 선방을 펼치던 홍콩 골키퍼도
이용재는 골로 말했다. 특히 매우 순도 높은 골이었다. 후반 36분 안용우(전남)와 교체될 때까지 3옵션으로 그 이상의 역할을 다했다. 이용재를 비난했던 이들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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