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스포츠 경기에서 노장의 투혼만큼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건 없는데요.
올해 34살, 17개월 된 딸을 둔 '펜싱 퀸' 남현희 선수는 성치 않은 몸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요.
소감을 묻는 자리에선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이해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여자 펜싱 플뢰레 단체전.
마지막 주자로 나선 남현희가 빠른 몸놀림으로 상대의 허를 찌릅니다.
마침내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 남현희는 후배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플뢰레 단체전에 처음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남현희.
당시 팀의 막내였지만, 세월이 흘러 어느덧 팀의 맏언니가 됐고, 그 사이 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란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4연패를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20년간의 선수 생활에 따른 반복적인 훈련으로 무릎 연골이 심하게 상해 밤마다 통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 인터뷰 : 남현희 / 펜싱 국가대표
- "이렇게까지 결승전을 뛰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몸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동작이 제한돼 있어요."
육체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17개월 된 딸 하이가 있었기 때문인데, 엄마로서 잘해주지 못한 게 항상 미안할 뿐입니다.
▶ 인터뷰 : 남현희 / 펜싱 국가대표
- "
작은 키를 극복하고 세계 펜싱계를 호령한 남현희.
이젠 엄마라는 이름으로 2016 하계 올림픽에 도전합니다.
MBN뉴스 이해완입니다. [parasa@mbn.co.kr]
영상편집: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