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첫 번째 승부처인 대만전이 다가왔다. 아시안게임 2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이 24일 문학구장에서 대만과 숙명의 일전을 치른다. 내부의 적(敵), 외부의 적(敵), 제 3의 적(敵)을 이겨야 산다.
▲ 내부의 적, 부담감 이겨내라
대만이 2승, 한국이 1승을 기록 중인 가운데 이 경기 승자가 B조 1위가 된다. 한국이 승리하는 것이 당연히 가장 좋다. 승자승 원칙에 따라 남은 홍콩전 결과에 상관없이 대만을 누르고 1위가 확정된다. 이 경우 B조 2위가 유력한 중국을 준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된다면 난적인 대만과 일본 중 1팀만을 준결승이나 결승에서 상대하는 가장 완벽한 시나리오다.
↑ 한국야구대표팀이 예선전 가장 중요한 상대인 대만과 일전을 치른다. 사진=김영구 기자 |
결국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인데, 대만의 전력이 그리 호락호락한 수준은 또 아니다. 물론 최근 한국을 괴롭혔던 전력과 비교하면 손색이 있다.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가 10명이 포함됐다. 루키리그부터 더블A에 소속된 선수들이 주로 포진 돼 있다. 대만프로리그가 차출을 거부해 전체 연령도 젊다.
대만의 입장에서는 진다고 해서 특별히 손해가 될 만한 경기는 아니다. 애초에 전력에서 한국에 비해 한 수 떨어지는 입장. 쫓는 쪽의 부담감이 더 적다. 젊은 패기로 초반 분위기를 탄다면 오히려 한국이 소위 말하는 ‘말리는 경기’가 될 수 있다. 금메달이 더 절실한 한국인데, 그 부담감이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셈이다. 결국 평상시처럼 긴장하지 않고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부의 적을 이겨야 할 필요가 있다.
▲ 외부의 적, 패기의 영건 공략해라
한국이 역대 대만전서 고전했던 공식은 선발 투수 공략 실패가 첫 번째였다. 이번에 상대할 대만전의 투수는 역대 대표팀이 상대했던 투수들에 비해서는 다소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나, 그렇다고 마음을 놓아도 될 수준 역시 아니다.
한국의 선발은 좌완 양현종(KIA)으로 정해졌고, 대만은 후즈웨이(미네소타 산하 마이너리그)와 장샤오칭(클리블랜드 산하 마이너리그) 중 1명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만의 에이스인 후즈웨이는 준결승전 등판 가능성이 더 높다. 후즈웨이는 미국프로야구 미네소타 싱글A에서 올해 8승2패, 평균자책점 2.15를 기록했다. 구속이 150km에 육박할만큼 빠르고 변화구도 좋다는 평가.
대만이 낼 수 있는 최상의 에이스 카드인데, 조 1위를 노리고 한국전 승부를 건다면 등판할수도 있는 후보다.
후즈웨이보다 더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우완 장샤오칭이다. 장샤오칭은 올해 클리블랜드 루키리그서 4승2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했다. 성적은 특출날 것이 없는데다 후즈웨이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역시 140km 중후반대의 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로 알려져 있다.
소위 말하는 ‘긁히는 날’이라면 만만히는 볼 수 없는 투수들이다. 올해 만 21세에 불과한 영건들의 패기를 눌러야 승리가 가까워진다.
▲ 제 3의 적, 부상-날씨 등 변수 극복해라
제 3의 적은 사실상, 적이라기보다는 피하고 싶은 외부의 변수들이다. 대표팀이 현재 갖고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갑작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 이를테면 갑작스러운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나 우천 취소 등의 돌발 상황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단 부상은 가장 먼저 피해야할 요소다. 막을 수 없는 부상이야 어쩔 수 없지만, 무리한 플레이나, 의욕과다로 입는 부상들은 승부의 흐름을 내주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부상을 예방하고 경계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태풍은 가장 원치 않는 시나리오다. 중국에 태풍 풍웡이 상륙하고 한국이 간접 영향권에 들어갔다. 비가 쏟아져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 일정상의 예비일인 26일로 순연된다. 다행히 25일에는 비가
차라리 그렇다면 그저 피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기보다는 여러 상황들에 대비해 변수들을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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