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울산 모비스가 외국선수 로드 벤슨(30)을 퇴출시켰다.
모비스는 22일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회의를 통해 벤슨을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며 “벤슨을 대신해 아이라 클라크를 가승인 신청했다”고 밝혔다. 벤슨은 올 시즌 모비스를 제외한 타구단에서 뛸 수 없다.
충격적인 소식이다. 벤슨은 한국농구연맹(KBL)에서 잔뼈가 굵은 외국선수. 2010-11시즌부터 원주 동부에서 뛰며 창원 LG를 거쳐 모비스로 이적해 챔피언결정전만 4차례 경험했다. 특히 모비스는 김시래 카드를 쓰면서 벤슨을 영입해 지난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모비스는 올 시즌 벤슨과 재계약을 한 상태였다.
↑ 울산 모비스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외국선수 로드 벤슨을 전격 퇴출시켰다. 사진=MK스포츠 DB |
팀 분위기와 조직력을 중시하는 모비스도 벤슨의 이런 모습을 예의주시했다. 그러다 벤슨이 결정적인 행동을 한 것. 최근 고양 오리온스와의 연습경기 도중 조동현 모비스 코치의 지시사항을 듣다가 공을 발로 차버리는 몰지각한 행동을 저질렀다.
모비스는 이 사건 이후 벤슨과 면담을 가졌다. 그러나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다. 벤슨은 자신의 행동에 반성은커녕 오히려 불만을 더 드러냈다. 더 이상 참지 못한 모비스도 결국 퇴출을 결정했다.
이동훈 모비스 사무국장은 “벤슨과 면담을 했는데 전혀 이해를 할 수 없는 말만 했다. 한 마디로 얘기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며 “단장님과 감독님께 모두 보고를 한 뒤 퇴출 수순을 밟았다”고 밝혔다.
도대체 벤슨의 불만은 뭐였을까. 이 사무국장은 “벤슨이 다른 팀 외국선수보다 돈을 적게 받는다고 하더라. 그러면서도 누가 더 받는지에 대해서는 말도 못하더라”며 “벤슨은 KBL 규정상 최고액을 받는다. 증거도 없이 위험한 말을 하는 것을 들어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벤슨의 모비스와 재계약을 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이 사무국장은 “자신이 강요에 의해 재계약을 했고, 거부하면 5년간 KBL에 뛸 수 없을 것 같아 했다고 하더라”며 “우리는 강요를 한 적이 없고 벤슨이 5월말까지 도장을 찍지 않으면 되는 일이었다. 벤슨이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외국선수는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모비스는 벤슨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을 경우 트라이아웃을 통해 다른 외국선수를 구할 수 있었으나 벤슨의 퇴출로 외국선수 교체 카드 한 장을 소진했다.
벤슨의 행동에 대해서 선수들도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벤슨의 이유 없는 짜증과 국내선수들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에 불만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벤슨은 비시즌 휴식이 아닌 훈련 기간 숙소를 벗어나 강남의 클럽에 나타나는 등 불성실한 훈련 태도를 보인 것도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벤슨 스스로 몸이 되지 않아 다른 방법으로 구단에 요구사항을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이 사무국장은 “모비스는 그런 것을 받아들여 줄 구단이 아니다. 벤슨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이런 선수를 데리고 우승을 해도 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벤슨 한 명으로 인해 우리가 지금껏 쌓아온 팀 분위기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런 선수는 필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구단으로부터 이런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이런 선수를 데리고 함께 어떻게 농구를 하냐. 필요 없다”며 당장 퇴출할 것에 적극 동의했다. 벤슨과 함께
한편 모비스는 아이라 클라크를 벤슨 대체 외국선수로 낙점했다. 이 사무국장은 “클라크는 이타적인 선수다. 골밑은 물론 외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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