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국내 최고 유격수 강정호는 올 시즌 종료 후 해외진출이 유력하다. 그리고 강정호가 떠나면 유격수 포지션 하나만큼은 어떤 걱정도 없던 넥센 히어로즈에 큰 고민이 생기게 된다. 넥센은 과연 어떤 선수로 강정호의 빈자리를 채울까?
염경엽 넥센 감독은 5일 목동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내년 시즌 유격수 경쟁에 돌입할 후보들을 공개했다. 후보에는 올 시즌 주로 강정호의 대수비로 나서고 있는 김하성(19)과 지난 해 1차 지명으로 넥센에 입단한 기대주 임병욱(19) 등 신예들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다소 의외의 인물도 거론돼 눈길을 끌었다. 윤석민(29)이 그 주인공이다.
↑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윤석민. 사진=MK스포츠 DB |
염 감독은 윤석민의 유격수 변신에 대해 “한 번 시켜볼 생각이다. 해서 나쁠 것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하성이든 윤석민이든 1년 안에 자리 잡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기에 처음 선택하면 2~3년은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염 감독은 “강정호도 포수에서 유격수로 전향하면서 3년은 고생했다. 그 시간을 감독과 구단, 팬 모두가 참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더 자세한 육성 방안도 제시했다. “처음에는 7이닝 정도 경기를 뛴 뒤 교체하는 방법을 사용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해에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후 (유격수 후보)선수들을 연습시키면서 여러 방향에서 바라본 뒤 마지막 결정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2~3년 후 누가 유격수로서 팀에 도움이 될 지를 철저히 따져보겠다는 생각이다.
이 외에도 현재 3루수를 맡고 있는 ‘멀티 내야수’ 김민성(26) 등도 유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이는 얼마 전 염 감독이 언급한 ‘서동욱 포수 전업 계획’과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다. 염 감독은 최근 퓨처스리그서 포수로서 경기에 나서고 있는 서동욱에 대해 “서동욱은 1루와 외야 수비는 평균 이상이고, 2루 수비도 평균 정도는 하는 선수”라며 “포수까지 하게 되면 본인이 더 좋은 것 아니겠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염 감독은 선수에게 하나의 옵션이 더 늘어나면 그만큼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본다.
결국 내년 시즌을 앞두고 벌어질 윤석민, 김하성, 임병욱, 김민성, 김지수 등의 주전 유격수 쟁탈전은 팀이나 개인 모두를 한층 더 강하게 만드는 묘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chqkqk@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