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천) 이상철 기자] 비(非)월드컵 스타들의 한(恨)풀이 무대였다. 지난 여름 브라질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했던 태극전사들이 아쉬움을 달래듯 펄펄 날았다.
나란히 골 맛을 본 이동국(전북)과 이명주(알 아인)는 그라운드 위에서 가장 빛났다. 의미 있는 골이었다.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이동국은 자축골을 터뜨렸고, 이명주는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평생 잊지 못할 골일 것이다. 또한, 차두리(서울)와 김주영(서울), 김민우(사간 도스)도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선수는 23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누구나 나가고 싶어하나 누구나 나갈 수 없다. 누군가는 기뻐하겠지만 그보다 더 많은 누군가들이 슬퍼했다. 그 슬픔을 간직한 이들에게 찾아온 기회였다.
잘 하고 싶었다.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 싶었을 터다. 또한, 잘 해야 했다. 경기를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의 선임 소식이 전해졌다. 새로운 감독의 눈도장을 찍어야 했다.
↑ 이명주는 5일 베네수엘라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사진(부천)=옥영화 기자 |
베네수엘라전을 통해 100경기를 채운 이동국은 1년 10개월 만에 골도 터뜨렸다. 또한, 35세 139일로 역대 한국축구 최고령 득점 4위의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명주는 0-1로 뒤진 전반 33분 기가 막힌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의 A매치 데뷔 골. 후반 18분에는 이동국의 추가골을 만들어 냈다. 적극적인 압박으로 베네수엘라 수비수의 볼을 가로챈 그의 재치와 투지가 빛난 순간이었다.
공격포인트 외에도 이명주는 눈이 부셨다. 감각적이고 예리한 패스로 신태용식 공격축구를 완성시켰다. 그동안 ‘어울리지 않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보여주지 못했던 제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이명주의 재발견이 아니라 진짜 이명주의 발견이었다.
측면 수비수로 차두리와 김민우도 호평을 받을 만했다. 둘은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펼치면서 힘을 실어줬다. 중앙 수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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