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31일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둔 잠실구장 3루 롯데 자이언츠 더그아웃은 침통한 분위기가 흘렀다. 롯데 선수단이 나오기 전부터 취재진이 몰렸다.
최근 부진 여파로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진 탓이 아니었다. 전날(30일) 잠실 LG전이 끝난 뒤 물병 투척으로 물의를 일으킨 롯데 포수 강민호 때문이었다.
↑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전날 물병투척으로 물의를 일으킨 롯데 강민호와 김시진 감독이 공개 사과를 마친 뒤 돌아서고 있다. 사진(잠실)=한희재 기자 |
김 감독과 강민호 모두 표정은 어두웠다. 강민호는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깊게 숙여 사과했다. 김 감독도 강민호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강민호는 “경기에 너무 집중해 감정 조절을 못하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 반성하고 있다”며 “남은 경기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강민호의 사과에 이어 김 감독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현장 책임을 져야 할 감독으로서 통제를 못해 죄송하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팬이 없는 야구는 할 수 없다. 야구장 주인은 팬이다. 팬의 소중함을 다시 되새기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강민호는 전날(30일) 잠실 LG전에서 2-3으로 경기에 패한 뒤 더그아웃에서 나와 1루 쪽 관중석을 향해 물병을 던져 물의를 일으켰다. 강민호가 던진 물병은 관중석 그물망을 맞고 떨어져 피해를 본 관중은 없었다. 강민호는 이날 9회초 2사 1, 2루서 롯데 정훈이 삼진을 당하는 과정에서 심판의 볼 판정에 불만을 터뜨린 것. 그러나 강민호의 행동을 본 팬들은 경기 이후 비난을 쏟아냈다.
강민호가 떠난 롯데 더그아웃은 침울했다. 선수들도 굳게 입을 다물고 묵묵히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섰다. 김 감독도 사건의 발단이 된 심판 판정 문제에 대해 “노코멘트하겠다”며 더 이상 말을 아꼈다.
롯데는 전날 패배로 4위 LG와 4경기차로 벌어졌고, 공동 6위로 내려앉아 4강행이 불투명해졌다. 이날 LG전은 포스트시즌 진출 불씨를 살릴 수 있는
롯데는 올 시즌 막판 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코칭진이 대폭 물갈이를 당한 데 이어 강민호의 물병 투척 사건까지 벌어지며 설상가상 악재가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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