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16년 만에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한국 남자농구가 20년 만에 1승 사냥에 나선다. 말 그대로 ‘도전’이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스페인 라스팔마스의 그란카나리아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4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앙골라와 맞붙는다.
농구월드컵은 지난 대회까지 세계선수권대회로 불렸다. 대륙별 지역예선을 통해 24개국이 조별리그(4개조)를 거쳐 각 조 상위 4개 팀이 16강 토너먼트를 벌여 우승을 가린다.
↑ 한국 남자농구가 16년 만에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다. 사진=MK스포츠 DB |
한국의 현실적 목표는 1승이다. 유재학 감독은 “승리를 거두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만의 스타일로 준비를 했다. 아시안게임 연습용이 아닌 승리를 위해 참가하는 대회”라며 “1승 혹은 2승을 거둘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이 1승을 목표로 둔 상대는 1차전 상대인 앙골라다. 대진이 아쉽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세계 무대에 대한 압박감과 경기 감각이다. 한국은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가졌으나 대회 한 달여를 앞두고 제대로 된 연습경기를 하지 못했다. 유 감독도 “앙골라와 세 번째 경기 정도에 붙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우리 선수들이 첫 경기부터 부담을 이겨내고 경기 감각을 끌어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세계 무대 경험이 있는 선수는 김주성이 유일하다. 16년 전인 1998년 그리스 대회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했다. 당시 김주성도 대표팀 막내로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했다. 한국은 5전 전패 수모를 당했다.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대다수인 한국이 극복해야 할 것은 현지 분위기다.
↑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의 필승 전략은 강력한 압박수비다. 사진=MK스포츠 DB |
공격 승부수인 외곽포도 중요하다. 앙골라전부터 슈팅 감각이 살아나야 한다. ‘에이스’ 조성민과 ‘히든카드’ 문태종 쌍포가 얼마나 터져주느냐가 관건이다. 한국은 20년 전인 1994년 캐나다 대회에서 앙골라와 이집트를 꺾고 13위를 기록했다. 당시 허재(KCC 감독)와 문경은(SK 감독)이 외곽포를 앞세워 각각 평균 19점, 18.8점을 기록했다.
다행히 조성민의 컨디션은 최고다. 조성민은 “슈팅 감각을 유지해 대회에서도 ‘그 분’이 올 수 있도록 하겠다. 더 빠른 슈팅 타이밍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슬로우 스타터인 문태종도 대회 컨디션으로 맞춰 그동안 부진을 씻을 준비를 마쳤다. 유 감독도 “선수들 모두 슈팅 감각은 다 올라왔다”고 신뢰를 보였다.
한국은 앙골라전 이후 호주,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와 상대한 뒤 멕시코와 가장 늦게 맞붙는다. 미국프로농구(NBA) 소속 선수들이 포진한 호주,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는 벽이 높다. 결국은 앙골라와 멕시코전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한국은 가진 실력의 120%를 발휘해야 1승 이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잃을 게 없기 때문에 도전 그 자체를 즐겨야 기적을 만들 수 있다. 한국 특유의 조직력과 근성, 체력을 앞세운 끈끈함으로 ‘작은 고추의 기적’을 쓸 수 있을까.
▲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 조 편성
A조= 브라질 이집트 프랑스 이란 세르비아 스페인
B조=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그리스 필리핀 푸에르토리코 세네갈
C조= 도미니카공화국 핀란드 뉴질랜드
D조= 앙골라 호주 한국 리투아니아 멕시코 슬로베니아
▲ 한국 조별리그 일정(한국시간)
30일(토) vs 앙골라(오후 8시30분)
31일(일) vs 호주(오후 8시30분)
9월 3일(수) vs 슬로베니아(오전 3시)
4일(목) vs 리투아니아(오전 3시)
5일(금) vs 멕시코(오전 12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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