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원익 기자] SK 와이번스의 팬 백근주 옹(94)이 역대 최고령 시구를 했다.
백 옹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시구를 했다. 백발이 성성한 모습의 백 옹은 자신의 나이와 같은 94번이 새겨진 SK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던졌고 공은 포수 이재원에게 당도하지 못하고 중간에 떨어졌다. 하지만 관중들은 열화와 같은 함성으로 백 옹에게 격려를 보냈다. 거동이 불편할 수 있는 고령의 나이. 백 옹의 도전은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 94세의 SK팬 백근주 옹이 역대 최고령 시구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그랬던 백 옹과 구단이 인연이 닿아 시구를 하게 된 것이다. 이날 백 옹 외에도 손녀, 며느리, 아들 등의 가족들이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거주하고 있는 백 옹은 차로 1시간 30분여를 달려 문학구장을 찾았는데 경기장 주자창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고.
경기 전 최정의 지도까지 받으며 시구 연습을 마친 백 옹은 취재진을 만나 “여기 이렇게 나오게 돼서 기분이 좋다. 특히 최정을 만나서 기분이 더 좋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 백근주 옹이 경기장 관중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경기 전 “스트라이크를 던지지는 못할 것 같다”며 손사래를 치던 백 옹은 결국 걱정대로 멀리까지 공을 던지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직접 경기장을 찾아 시구를 한 용기, 나이를 잊은 야구를 향한 열정만큼은 ‘스트라이크’보다 훨씬 더 값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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