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남구 인턴기자] 새로운 용병타자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된 2014시즌. 각 팀은 저마다 옥석을 고르고 골라 타자용병을 영입했지만 그 결과는 모두 달랐다. 올 시즌 농사는 용병타자에 의해 결정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LG는 조쉬 벨이 4월에만 8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선보여 용병영입에 성공한 듯싶었지만 이후 약점이 간파당해 변화구대처에 헛점을 보여 방출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 발 빠르게 브래드 스나이더를 영입했지만 아직까지 큰 임팩트(2할2푼7리, 4홈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넥센 비니 로티노는 토종타자들의 화려한 활약 속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69경기 출장에 그쳤다.
↑ 나란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세 선수. 사진=MK스포츠 DB |
KIA 브렛 필은 한 달이 넘는 기간 결장했지만 1군에 있을 때는 3할6리 16홈런 49타점으로 활약해 체면치레를 했고 두산 호르헤 칸투는 꾸준히 선발로 출전, 3할1푼5리 16홈런 69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한화 펠릭스 피에도 센터라인을(중견수)책임지며 3할2푼8리 14홈런 9도루 우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물론 나무랄게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칸투와 피에도 이 둘을 넘어 설 수는 없었다. 바로 삼성의 야마이코 나바로와 NC의 에릭 테임즈다.
두 선수는 올 시즌 팀이 치른 100경기(삼성)와 104경기(NC)에 각각 97경기(나바로)와 103경기(테임즈)에 출전했다. 물론 2군에 내려간 적도 한 차례도 없다. 단순히 꾸준한 출장을 한 것만으로 최고의 용병이 될 수는 없을 터. 두 용병은 화끈한 방망이로 팀타선을 이끌고 있다.
↑ 나바로와 테임즈는 올 시즌 자타공인 최고의 용병으로 손꼽힌다. 사진=MK스포츠 DB |
수비에서도 공헌도가 높다. 많은 용병타자들이 비교적 수비 부담이 적은 1루수를 맡고 있지만 나바로는 2루수로 키스톤 포지션을 소화해내고 있다. 실책도 7개로 타 팀 2루수인 정근우(한화, 10개), 정훈(롯데, 10개), 안치홍(KIA, 8개)보다 적어 안정적인 수비를 뽐내고 있다.
하지만 테임즈도 나바로에 못잖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테임즈는 올 시즌 27개의 홈런을 터트려 이 부분에서 나바로에게 한 개 앞서 있어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타점 부분에서 테임즈의 진가가 발휘된다. 25일 현재 세 자릿수 타점을 올린 선수는 리그 전체에서 테임즈가 유일하다. OPS부분에서도 나바로에게 간소하게 앞서 있다. (테임즈 1.071, 나바로 1.012)
하지만 약점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나바로의 비교되는 수비다. 테임즈는 1루수에도 불구하고 11개의 실책을 기록해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11개의 실책은 1루수 최다이다. (칸투 8개, 필 4개, 박정권 3개, 박병호 2개) 하지만 팀 사정상 1루수비를 맡고 있는 부분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1루수에게 수비보다 중요한 덕목은 공격력, 타점생산능력과 장타력으로 약점을 상쇄하고 있다.
클린업 트리오와 테이블세터를 비교함에 있어 기록적인 부분으로 단순비교는 무리가 따른다. 또한 두 선수는 어느 한쪽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두 선수 모두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테임즈
이쯤이면 공동 선두라 해도 무리가 없을 듯싶다. 분명한 것은 두 선수 모두 팀 역사에 남을 만한 우수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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