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 세월호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에게 직접 세례를 해주며 며칠 전 했던 약속을 지켰습니다.
교황이 한국인에게 단독 세례를 한건 이번이 처음인데, 자신과 같은 프란치스코란 세례명을 내렸습니다.
국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아들 이승현 군을 잃은 아버지 이호진 씨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건넨 간곡한 부탁.
▶ 인터뷰 : 이호진 / 고 이승현 군 아버지(지난 15일)
- "사랑하는 자식을 하늘에 바치고 괴로워서 몸부림치다가 오늘 교황을 뵙게 됐는데, 제가 교황님한테 세례를 받았으면 하는데…."
교황은 당시 그러겠노라고 약속했고, 강행군 속에서도 오늘 아침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 씨를 교황청대사관으로 불러 직접 세례를 해준 겁니다.
세례명도 자신과 똑같은 프란치스코라고 지어줬습니다.
교황은 "재임 기간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세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이 씨로부터 받은 십자가를 바티칸으로 가져가 아이들을 잊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인터뷰 : 이호진 / 단원고 고 이승현 군 아버지
- "아이들을 위해서 잊지 마시고 기도를 부탁한다고 진심으로 부탁했고, 교황님이 너무나도 감사하게 제 청을 받아주셨습니다."
교황은 또 광화문 시복미사 때 30일 넘게 단식 중인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에게 건네 받은 편지도 꼼꼼히 읽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정성 어린 행보로 슬픔에 사로 잠긴 세월호 유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진 프란치스코 교황, 많은 이들의 가슴에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국영호입니다. [iam905@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