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과의 국가대표팀 사령탑 계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17일 발표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이와 관련한 브리핑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날 브리핑에는 이용수 협회 기술위원장이 참석합니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여러 가지 조건이 맞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다른 후보자와 협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협회는 6월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1무2패의 부진한 성적을 낸 뒤 사퇴하자 후임 사령탑 후보 1순위로 판마르베이크 감독을 점찍고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이용수 위원장과 김동대 협회 부회장 등이 5일 네덜란드로 날아가 판마르베이크 감독과 직접 면담을 하며 그의 영입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네덜란드를 준우승으로 이끈 명장으로 재도약이 필요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 적임자로 꼽혔습니다.
이 위원장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판마르베이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의 결심만 선다면 협상은 1주일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판마르베이크 감독 역시 네덜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코치와 네덜란드 코치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싶다"고 밝히는 등 어느 정도 한국행에 대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주일이 지나도록 새로운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고 결국 대한축구협회와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협상 테이블을 접게 됐습니다.
판마르베이크 감독과의 협상이 불발된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크게 세금과 한국 내 체류 기간 등 두 가지 부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때문으로 보입니다.
협회 관계자는 최근 "판마르베이크 감독이 연봉에 붙는 세금 관계를 좀 더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20억여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 판마르베이크 감독의 연봉에 붙는 세금에 대해 세무사, 회계사 등과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 판마르베이크 감독이 끝내 'OK' 사인을 내지 않았다는 관측입니다.
또 하나는 국내 체류 기간에 대한 문제입니다.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평소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평을 들어왔습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와의 협상에서도 한국이 아닌 유럽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뜻을 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결국 이런 부분에서 절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끝내 한국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하게 된 것으로 관측됩니다.
판마르베이크 감독과의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9월 초 열리는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대표팀과의 평가전은 사실상 '임시 사령탑' 체제로 치르게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