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서민교 기자] ‘최강’ 삼성 라이온즈가 진화를 위한 프로그램에 착수한다. 시즌이 한창이지만 벌써부터 또 다른 2015년을 준비하고 있다. 야구를 벗어난 타 종목 트레이닝 시스템을 도입한다. 종목을 파괴한 ‘콜라보레이션’이다.
삼성은 올 시즌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통합 4연패에 도전한다. 단독 선두는 굳혔다. 2위 넥센 히어로즈와 6경기차.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뒀다. 이미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삼성은 프로야구 32년 역사상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통합 4연패도 유력한 분위기다.
↑ 지난 1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말 2사 1루 삼성 이승엽이 투런 홈런을 치고 류중일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구)=옥영화 기자 |
지금까지 문제는 없었다. 그동안 부상을 당한 선수가 있더라도 백업 자원이 풍부해 공백을 메웠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많아지면서 부상 방지에 대한 중요성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부상 방지를 위한 고민이 크다. 그러다 발상의 전환을 했다. 야구가 아닌 다른 종목의 장점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 삼성 스포츠단 소속의 농구단과 배구단의 트레이닝 시스템을 접목시키는 방안이다.
류중일 감독은 “9월 중순 휴식기에 우리 트레이너 2명을 농구단과 배구단에 파견해 트레이닝 시스템을 배우고 도입을 하도록 이미 지시했다. 각 구단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농구와 배구는 야구와 전혀 다른 근육을 쓰는 스포츠다. 그러나 류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것. 류 감독은 “배구에서 스파이크를 때리는 근육이 투수가 투구를 하는 것과 비슷한 근육을 쓴다. 또 농구에서는 경기 중 뒤로 뛰거나 좌우로 움직이는 동작이 많다. 둘 다 점프도 많은 종목”이라고 역설했다.
부상의 위험성이 많은 농구와 배구 선수들의 트레이닝 시스템을 야구에 도입해 부상 방지를 위한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안이다.
삼성은 국내 프로 스포츠단 최고의 트레이닝센터를 갖추고 있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프로배구 삼성화재도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 있다. 야구와 축구 선수들도 STC에서 재활을 받는다. 이런 점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야구 선수들은 큰 근육을 많이 쓴다. 그래서 햄스트링 부상도 많다. 경기에 앞서 30~40분 동안 하는 몸만들기 운동인 웜업이 중요하다”며 “부상 방지 차원에서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정보 교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의도도 있다. 천편일률적인 트레이닝 방식이 선수들에게는 지루한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것. 새로운 트레이닝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류 감독은 “똑같은 웜업은 지루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방식으로 재미있게 운동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의 계획은 장기적이다. 신축 대구구장으로 이전한 뒤 계획도 세워뒀다. 류 감독은 “이승엽이 말하길 요미우리에서는 경기를 마친 뒤 실내에서 개인 연습을 하거나 개인 트레이닝을 했다고 하더라. 그
삼성이 최강의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도에 게으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여유가 아닌 도전은 또 다른 진화를 만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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