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비밀로 숨겼던 ‘의외의 카드’가 전격 공개됐다. 히든카드의 주인공은 우완투수 장진용이었다.
양 감독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17일 삼성 라이온즈전 깜짝 선발 카드를 밝혔다. 에버렛 티포드가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공백을 채울 ‘의외의 카드’였다.
↑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숨겼던 비밀 카드를 공개했다. 그 주인공은 우완투수 장진용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장진용은 2004년 LG에서 데뷔해 통산 29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4강 경쟁이 치열한 현 시점에서 티포드 대체 선발로 나서기엔 초라한 성적이다.
그러나 장진용은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꾸준히 받았다. 17경기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72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올 시즌 1군에서도 두 차례 등판 경험이 있다. 선발이 아닌 구원 등판. 지난 6월 1일 넥센 히어로즈전과 8일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해 1⅔이닝 동안 5타자를 상대로 3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그렇다고 해도 모험이다. 양 감독은 왜 장진용을 선택했을까.
이유도 특별했다. 생각의 전환이었다. 말 그대로 반전 카드인 셈. 양 감독은 “그동안 내가 스피드만 생각하고 구속에 집착을 했었다. 반성을 좀 하게 됐다”며 “우리도 구속이 느리더라도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를 한 번 써보자, 내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보자는 생각을 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양 감독은 “장진용은 3~4가지 정도의 다양한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는 선수다. 유희관 못지않은 여유가 있고, 마무리 경험도 많다”라며 “장진용이 갖고 있는 장점을 내가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상황에 과감하게 해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진용의 깜짝 선발 카드는 아쉽게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잠실 NC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티포드의 공백을 다른 투수로 채우지 않
양 감독은 올 시즌 외야수 채은성과 내야수 황목치승 등 유망주를 발굴해 깜짝 스타로 키워냈다. 그러나 투수 유망주는 없었다. 이번 주말 등판 여부에 상관없이 투수 출신인 양 감독의 눈에 들어온 장진용의 미래가 은근히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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