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인턴기자] 넥센 히어로즈 토종 선발 문성현(23)이 한층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은 넥센으로선 기대감을 부풀게 하는 희소식이다.
문성현은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그동안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사사구의 수를 대폭 줄인 발전적 투구였다. 이날 문성현은 시즌 6승(3패)째를 챙겨 2010년 데뷔한 이래 시즌 개인 최다승을 올리기도 했다. 종전 기록은 2011, 2013 시즌의 5승.
↑ 넥센 토종 선발 문성현이 12일 사직 롯데전서 호투하며 53일 만에 토종 선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날 문성현의 투구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난 6월 20일 하영민이 목동 SK전서 기록한 6⅓이닝 3자책 이후 넥센 토종 선발의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라는 점이다. 무려 53일만. 문성현 개인적으로는 지난 5월 1일 잠실 두산전 6이닝 무실점 이후 103일 만에 기록한 첫 퀄리티 스타트.
앤디 밴헤켄-헨리 소사라는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가 합작해 선발 19연승을 달리고 있는 넥센에 오랜만에 토종 선발이 가져다준 희망투였다. 2선발 이후 마땅한 선발감을 골라내지 못했던 염경엽 넥센 감독에게도 희소식. 염 감독은 얼마 전 “올해는 토종 10승 투수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었는데...”라며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토종 투수들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선발 문성현이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며 “3회 이후 셋 포지션으로 투구폼을 바꾸면서 밸런스를 찾을 수 있었고, 앞으로도 오늘처럼 좋은 피칭을 하길 바란다"며 모처럼 토종 선발이 활약한 데 대해 칭찬과 앞으로의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2선발 이후의 선발투수가 거의 없다시피 해 불펜진의 투구수와 이닝 조절에 특히 신경 쓰고 있는 넥센은 토종 선발인 문성현·오재영·금민철 등 중 한 명만 3선발로 연착륙해도 지금의 빡빡한 상황에 여유를 줄 수 있다. 넥센은 이닝 소화력이 떨어지는 토종 선발들이 등판한 날이면 불펜 투수들이 경기 초반부터 투입되곤 한다.
문성현의 직전 선발 경기인 7일 잠실 두산전만 봐도 문성현이 3⅔이닝만 던지고 내려간 뒤, 불펜진이 선발의 거의 두 배인 7⅓이닝을 도맡아야만 했다. 타력으로는 경기 중후반에도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한 넥센이라 초반부터 경기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필승조의 연투가 잦아지기도 했다.
염 감독은 선발이 6이닝을 3~4실점으로만
앞으로도 더도 말고 이만큼만. 넥센은 올 시즌 ‘최대의 난제’로 꼽히고 있는 토종 선발 문제가 문성현을 통해 해결되리라 다시 한 번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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