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내 볼을 꼬집어봤다.” LA다저스의 주전 포수 A.J. 엘리스는 클레이튼 커쇼와 마이크 트라웃이 맞붙었던 당시의 느낌을 이렇게 전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포수조차도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만든 커쇼와 트라웃의 대결. 내셔널리그의 최고 투수와 아메리칸리그 최고 타자의 맞대결은 인터리그의 참맛을 느끼게 해줬다.
둘은 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에인절스와 다저스의 ‘프리웨이 시리즈’에서 선발 투수와 2번 타자로 만났다.
결과는 트라웃의 ‘판정승’이었다. 1회 내야안타, 3회 2루타를 뽑아냈다. 커쇼는 5회 세 번째 대결에서 94마일 패스트볼 3개로 삼진을 잡으며 이를 만회했다. 경기는 다저스가 5-4로 이겼다.
↑ 커쇼는 지난 3년간 두 번의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지켜보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경기를 하는 선수들에게도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 엘리스는 “명예의 전당 유력 후보인 두 명의 선수가 한 명은 내 바로 옆 타석에, 또 한 명은 마운드에 있었다”면서 둘의 맞대결 순간을 ‘잊지 못할 장면’이라고 말했다.
다저스와 에인절스는 다른 리그에 속해 있다. 정규 시즌 중에는 1년에 단 네 차례 맞대결을 갖는다. 커쇼와 트라웃이 맞대결할 확률도 그리 높지 않다. 커쇼가 2008년, 트라웃이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둘의 맞대결은 올해가 되어서야 성사됐다.
그만큼 희소성이 있다. 이것이 인터리그의 매력이다. 양 리그가 맞붙는 올스타 게임, 월드시리즈와는 또 다른 느낌이 있다. 비록 휴스턴의 지구 이동(내셔널리그 중부→아메리칸리그 서부)으로 양 리그가 15개 팀씩 홀수가 되면서 횟수가 늘어났고, 그만큼 희소성이 줄어들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그 매력이 여전히 살아 있었다.
↑ 마이크 트라웃은 커쇼를 상대로 2개의 안타를 뺏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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