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인턴기자] 넥센이 시즌 내내 가장 큰 과제로 꼽혔던 선발진 구축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엿봤다.
넥센은 1일 잠실 LG전에서 정성훈에 통한의 역전 투런포를 허용하며 3-4로 패했지만, 선발로 나섰던 오재영(29)이 오랜만에 선보인 호투로 선발진 안정화의 가능성을 봤다. 오재영은 5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포함) 4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3-2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강판됐다. 팀이 한 박자 빠른 승부수를 띄우면서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를 더 잡지 못해 퀄리티 스타트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제대로 된 3~5선발이 없는 상황에서 오재영의 호투는 분명 희망적인 요소였다.
↑ 오재영이 1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제 몫을 다하며 선발진 안정화에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마찬가지로 후반기 선발 자원으로 분류해뒀던 강윤구(24)도 부진을 거듭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변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본인 스스로 결정해 앞으로 2군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강윤구는 잘되면 시즌 막판이나 포스트 시즌에 기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지금으로는 전력 외 카드다.
염 감독이 후반기에 구축하려던 선발진 중 두 자원이 이미 빠져나갔다. 이제 남은 선발들이 잘해줄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은 후반기 시작 전부터 특히 문성현(23)과 오재영을 후반기 키 플레이어로 꼽으며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자리 잡아주길 간절히 바란다”는 말로 선발진 안정화의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확고한 1선발 밴헤켄에, 최근 들어 상승세인 소사로 2선발까지 갖추게 된 넥센의 고민은 여전히 선발진이다. ‘하나만 있던’ 선발 자리에 하나가 더 생겼을 뿐 아직 나머지 세 자리는 물음표 투성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재영의 호투는 희망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오재영의 호투가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 오재영이 선발로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많은 볼넷을 줄이는 것이 숙제로 떠올랐다. 1일 경기서는 5⅔이닝 동안 4개의 볼넷을 내주면서도 투구수 관리를 잘해 경제적인 피칭을 할 수 있었으나, 많은 볼넷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분명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 요소로 남을 수밖에 없다.
팀 에이스 밴헤켄의 호투를 보면 넥센의 아직 자리 잡지 못한 다른 선발진들이 볼넷을 얼마나 줄여가는지가 선발진 안정화의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밴헤켄은 127⅔이닝을 투구하면서 41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이닝 당 0.32개의 수준. 지난 7월 27일 문학 SK전서 선발 등판했던 밴헤켄은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마운드를 끌어갔는데, 그 힘은 6이닝 동안 단 1개의 볼넷을 허용했다는 데서 나오기도 했다. 안정세에 접어든 소사는 0.39개의 이닝 당 볼넷 허용을 하고 있다
한편 오재영과 문성현은 각각 0.46, 0.59개의 이닝 당 볼넷을 허용하고 있다. 이미 시즌 아웃되기는 했지만 선발로서 낙제점을 받아 든 강윤구의 이닝 당 볼넷 허용은 무려 0.75개에 달하기도 했다. 이 높은 볼넷 허용 수치를 줄이는 것이 곧 넥센 선발진 안정화를 불러올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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