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우린 공격적인 선수들이 많다. 내일 경기에서 매력적인 축구로 한국 축구팬을 사로잡겠다.”
지난 29일 FC 서울과 친선경기를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독일 프로축구 레버쿠젠의 주장 롤페스는 발언이다. 서울을 얕잡아 보기보다 분데스리가의 명문 클럽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이었다.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 우승이 없으나 최근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와 함께 가장 꾸준한 성적을 올린 ‘강호’다. 2009-10시즌 이후 4위-2위-5위-3위-4위로 4강 안에 들어갔다.
‘근자감’은 아니었다. 롤페스의 이야기대로 30일 본 실력을 드러낸 레버쿠젠은 강했다. 시종일관 서울을 압도했다. 강한 압박 속에 빠른 침투 패스와 예리한 슈팅으로 서울 수비를 흔들었다. K리그 클래식 최소 실점 2위를 자라하는 서울이 위태로웠을 정도로 파괴력이 넘쳤다.
↑ 바이엘 레버쿠젠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FC 서울과 친선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사진(상암)=한희재 기자 |
레버쿠젠의 공격은 시원했고 다이내믹했다. 손흥민과 벨라라비가 측면에서 스피드와 개인기로 흔들었고, 카스트로와 하칸의 2선 지원도 날카로웠다. 1,2번의 패스로 전개되는 역습은 특히 위협적이었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레버쿠젠의 공격에 서울 수비는 정신이 없었다. 골키퍼 유상훈의 선방이 없었다면 대량 실점할 뻔 했다. 막혀도 뚫어내는 능력도 탁월했다. 전반 24분 벨라라비의 감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유상훈도 가만히 서서 바라볼 수밖에 없던 완벽한 골이었다.
1골차 리드는 불안했다. 서울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였다. 전반 34분과 후반 4분, 후반 14분 위협적인 공격으로 레버쿠젠의 허를 찔렀다. 몰리나, 에벨톤, 에스쿠데로 등 서울 외인 삼각편대의 마무리가 세밀했다면 흐름은 뒤바뀔 수 있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6명의 선수를 바꾸며 다소 어수선했고, 서울의 반격에 고전했다. 그러나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서울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그리고 후반 14분 시계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조직적인 플레이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롤페스의 긴 패스를 바그너가 헤딩 패스로 내줬고, 키슬링이 발리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후반 28분 골키퍼 유상훈의 선방 때문에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손흥민과 키슬링의 합작품도 인
서울이 잘 싸웠지만 레버쿠젠은 강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팀답게 클래스가 달랐다. 경기 막바지 서울의 파상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수비 집중력이 돋보였다. 수비도 수비지만, 레버쿠젠이 펼친 공격의 파괴력은 퍽 인상적이었다. 롤페스의 공언대로 레버쿠젠의 매력에 흠뻑 빠진 한여름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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