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인턴기자] 29일 목동구장. 경기를 앞두고 땀으로 온 몸이 흥건히 젖은 한 외국인 투수가 얼굴만큼이나 멋진 미소를 날리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주인공은 지난 6월 케일럽 클레이의 뒤를 이어 영입된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라이언 타투스코(29).
타투스코는 지난 26일 대전 KIA전에 선발 등판하여 6이닝 8K 1실점으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네 번째 선발 등판 만에 신고한 한국에서의 첫 승.
↑ 한화 외국인 투수 타투스코가 29일 목동구장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있다. 사진(목동)=강윤지 기자 |
타투스코는 공 끝이 지저분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텍사스에 입단해서 투수코치와 투구폼을 교정하는 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공을 갖게 되었다”며 그 전까지는 똑바로 나가던 공이었는데 투구폼을 수정하고 나니 지금처럼 휘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 공이 변했을 당시(2008~2009년)만 해도 큰 문제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고치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딱히 아픈 곳도 없어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후 투구폼이 자연스레 굳어졌다.” 지금은 공 끝이 지저분한 것이 ‘good thing’이 아니냐고 묻자 타투스코는 “Absolutely”라며 웃었다. “가끔은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르니까”라는 농담도 덧붙였다.
타투스코는 많은 한국 팬들이 잘생겼다고 하고 있다는 말에 웃으며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어 “잘생겼다는 평가도 감사하지만, ‘good pitcher’가 되고 싶다”고 실력으로 평가 받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에 있을 때는 잘생겼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당시 팀 유격수였던 잭 월터스가 진짜 잘생겼다”며 “잭 월터스는(워싱턴 내셔널스) 내 베스트 프렌드이기도 하다. 나보다 잘생긴 그 친구에게 한국에는 절대 오지 말라고 했다”고 웃었다. (타투스코 인터뷰 내내 취재진들 사이서도 “진짜 잘생겼네”라는 말이 연발되고 있었다)
↑ 타투스코는 김병현(KIA)의 투구를 본 뒤 자신의 SNS에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사진=타투스코 트위터 |
타투스코를 인터뷰하기에 앞서 더그아웃에서 만난 김응용 한화 감독이 “첫 선발 투구하면서 볼넷을 그렇게 많이 주는 선수는 처음 봤다”고 했다는 말을 전하자 웃으며 “앞으로 1,2루에 주자를 내보내고 시작하면 승부치기 한다고 생각하고 다 잡아내겠다”고 농담으로 응수했다.
첫 선발승을 따낸 26일 경기서 7회초 2-1로 앞선 무사 1루 상황에 마운드를 내려가며 모자를 벗고 팬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경기 직후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 등이 포착되며 한국 팬들의 환영을 받았다. 타투스코는 이에 대해 “처음 한국에 와 불펜 1경기, 선발 3경기를 뛰면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 그런데도 SNS 등을 통해 많은 팬들이 응원해주고 격려해줬다. 나를 믿어줘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드디어 잘 던져 그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다시 한 번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 지난 26일 대전 KIA전에서 선발승을 따낸 뒤 팬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타투스코.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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