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인턴기자] 넥센 히어로즈 강정호(27)의 방망이가 여전히 날카롭다.
강정호는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전서 5타수 3안타(1홈런)로 4타점을 쓸어 담는 선전을 했다. 26일 후반기 첫 경기를 4타수 무안타로 시작했던 강정호는 하루 만에 전날의 부진을 털어냈다.
첫 타석을 삼진으로 물러나며 전날에 이어 잠잠할 것이라는 우려를 단번에 씻어내고 3회초 1타점 적시타-5회초 스리런 홈런-7회초 좌전안타로 맹활약했다. 특히 지난 9일 청주 한화전서 26호 홈런포를 터뜨린 후 7경기 만에 27호 홈런 소식을 알렸다. 올 시즌 문학에서 터뜨린 첫 홈런이기도 했다.
↑ 넥센 강정호가 27일 문학 SK전서 이한진으로부터 시즌 27호 스리런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특히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강정호는 2012 시즌 기록했던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인 25개의 홈런을 이미 넘어섰다. 팀이 소화한 84경기 중 단 2경기에만 결장한 강정호는 산술적으로는 넥센이 남겨둔 44경기서 14~15개의 홈런까지 추가하며 약 42호 홈런까지 바라볼 수 있다. 물론 몰아치기에 능한 강정호이기에 이보다 더 많은 홈런포를 가동할 수도 있을 페이스다.
이렇게 빛나는 성적 때문에 팀 동료로 2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박병호와는 본의 아니게 경쟁 구도가 되고 있다. 홈런왕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많은 타점을 우선적으로 올리고 싶다는 강정호지만 이들이 서로 ‘난형난제(難兄難弟)’로 많은 홈런을 생산해내 1,2위에 랭크되니 경쟁이라는 말이 따라 붙는 것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강정호에게 박병호는 홈런왕 레이스 경쟁자에 앞서 팀 승리를 합작해내는 동반자다. 올 시즌 두 타자가 친 홈런이 12번이나 같은 경기서 나왔다. 그 12번의 경기 결과는 9승 1무 2패. 승률이 0.75다. 다시 말하자면 강-박 대포가 함께 터졌던 날 중 9번은 팀이 쉽게 승리를 챙겨갈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두 거포의 힘이 절대적이니 이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은 흐뭇하기 그지없다.
강정호는 또 박병호가 부진할 때 박병호의 공백을 커버해주기도 한다. 지난 11일 목동 NC전서는 4번 타자로 전 경기 출장하고 있던 박병호가 부진으로 휴식을 가지면서 1144일 만에 4번 타자로 나서 박병호를 대신하기도 했다.
경쟁자이면서 동반자가 있다는 것은 강정호에게도, 박병호에게도 행운이다. 서로 좋은 성적을 내며 자극이 되고, 그것이 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긍정적인 효과는 다시 선순환 되어
또 이들이 속한 넥센에도 큰 행복이다. 한 팀에 한 명 있기도 힘든 훌륭한 타자를 둘이나 보유하고 있는 넥센은 페넌트레이스의 잔여 경기와 포스트 시즌에서 이들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의 시너지 효과에 끝은 어디일까? 어쩐지 그 한계는 없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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