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남구 인턴기자] 23일 사직에서는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양 팀은 18개와 15개의 안타를 때려냈고 홈런을 7방이나 주고받는 화력전 끝에 삼성이 15-12로 승리했다. 방망이가 불을 뿜으며 마운드는 초토화 됐다. 양 팀 선발 장원삼(31)과 크리스 옥스프링(37)이 각각 7실점하며 3회 이전 마운드를 내려온 것을 비롯해 양팀 합쳐 14명의 투수가 소모됐다.
승리의 스포트라이트는 데뷔 첫 한경기 5안타를 기록하고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린 채태인과 2년 만에 다시 시즌 20홈런 타이틀을 거머쥔 이승엽, 4안타를 몰아친 박한이에게 비춰졌다. 하지만 이날 승리에 잊어서는 안 될 인물이 있다. 바로 프로 3년차 불펜투수 김현우(26)다.
↑ 김현우가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사직)=김영구 기자 |
김현우는 이름이 알려진 투수가 아니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현우는 2010시즌 두 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낸 후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 입대 2년차인 2012년 어깨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부상 여파에도 불구하고 평균자책 2.68의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13년 프로에 복귀한 김현우는 10경기에 등판해 13이닝을 소화하며 11피안타 6볼넷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특히 13이닝 동안 18개의 삼진을 잡아낸 탈삼진능력이 단연 돋보였다. 올 시즌엔 5경기에 등판해 7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4피안타 2볼넷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당 볼넷 허용수는 작년 4.9개에서 올해 2.45개로 절반으로 줄었다. 영점이 잡히며 탈삼진능력이 줄은 것은 아니다. 7⅓이닝동안 7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삼성은 ‘끝판왕’ 오승환이 올 시즌 일본에 진출하며 불펜진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같은 기간인 작년 7월 23일까지의 불펜 성적이 16승 4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62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13승 7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4.40으로 나빠졌다. 하지만 최근에 안정을 되찾고 있다. 전반기 막판에 흔들렸던 임창용은 두 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렸고 안지만도 18홀드 평균자책점 2.57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와중에 가세한 김현우의 호투로 삼성불펜은 한결 힘이
삼성팬들은 빠른 구속, 변화구보다는 직구위주의 윽박지르는 피칭, 탈삼진능력을 갖춘 투수라는 특징이 오승환과 비슷해 김현우에게 ‘상무의 오승환’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상무 오승환’ 김현우가 언젠가 ‘1군 오승환’될지 모를 일이다. 적어도 현재까지 김현우는 포스트오승환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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