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포수 최경철(34)과 투수 이동현(31‧LG 트윈스)이 올스타전 이벤트를 진한 동료애로 빛냈다.
“방망이 하나는 부러뜨려라.”
최경철과 이동현은 1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14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현의 차량을 이용해 동행했다. 둘은 차를 타고 오는 길에 이벤트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최경철은 번트왕, 이동현은 퍼펙트피처 이벤트에 참가했기 때문. 방망이를 부러뜨리라는 최경철의 무리한 요구사항을 이동현이 지켜냈다.
↑ LG 트윈스 투수 이동현이 올스타전 퍼펙트피처 이벤트에서 우승한 뒤 포수 최경철을 백허그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광주)=서민교 기자 |
최경철은 “번트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욕심을 냈는데 좀 아쉽다”며 “3점씩 기본만 노려 12점을 목표로 했다. 손아섭이 번트를 잘 안대는 선수이기 때문에 불안했는데 역시 느낌이 맞았다”고 웃었다. 이어 “그래도 준우승을 했으니까, 이젠 만루 대타 찬스에 나가기만 하면 된다”고 농을 던졌다.
최경철의 준우승 상금은 100만원. 최경철은 공을 던져준 모창민(NC 다이노스)에게 10%, 이동현에게 기름값으로 10%를 주기로 약속했다. 이동현은 “기름값도 내고 휴게소에서 밥도 사라”며 격하게 축하했다. 최경철도 “내 순서가 세 번째였는데 너도 세 번째로 나가니까 2등은 확보한 것”이라고 응원했다.
그러나 전세가 역전됐다. 이동현은 투지가 넘쳤다. 마치 실전투구를 하듯 전력을 다했다. 이동현은 총 10개의 배트 중 스페셜 배트를 포함해 7개의 배트를 넘어뜨려 8점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 번의 투구로 2개의 배트를 동시에 넘어뜨리는 ‘1타2피’ 기술까지 선보였고, 배트 1개를 부러뜨려 최경철과의 약속까지 지켜냈다.
더그아웃에서 이동현을 응원하던 최경철은 마치 자신이 우승을 한 것처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동현도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최경철을 찾아 진한 포옹을 나누며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동현은 “올스타전은 몇 번 참가했지만, 이벤트는 처음이었다. 작년에 오승환 같은 좋은 투수가 우승을 했는데 이번엔 내가 우승을 해 기분이 좋다”며 “경철이 형과 오면서 방망이 하나를 부러뜨리기로 약속했는데 지켜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불펜 투수가 강한 이유에 대해서도 “선발은 몸이 천천히 풀리지만 중간 투수들은 공 몇 개로 승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손의 감각이 더 빨리 올라온다. 그래서 선발보다 유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진한 동료애도 잠시. 상금 앞에선 냉정했다. 이동현의 우승 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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