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유서근 기자] 라운드 도중 프로골퍼의 주머니에는 있고, 아마추어골퍼에게는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린포크(green fork)입니다. 그린 포크란 볼이 그린에 떨어졌을 때 난 볼자국인 피치마크(pitch mark)를 보수하는 것입니다.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든 상황에서 기분 좋게 그린위에 올라갔지만 퍼팅 라이에 피치마크가 군데군데 나 있는 경우를 종종 경험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하고 그린을 먼저 지나간 골퍼들에게 화풀이할 수밖에 없겠지요.
↑ 김형성.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아마추어골퍼는 대부분 캐디 또는 코스관리자에게 떠맡기고 자신이 만든 피치마크를 보수하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그냥 넘어감니다.
저 역시 얼마 전까지 이런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지인의 따끔한 말 한마디에 항상 주머니 속에 그린포크를 넣고 다니며 내가 만든 것뿐만 아니라 주변에 보이는 것까지 보수하곤 합니다.
핸디캡이 높은 골퍼일수록 라운드 전 화려한 의상으로 치장한 채 볼 캡, 화려한 티 꽂이 등 플레이하곤 전혀 상관없는 물건들은 꼼꼼하게 챙기면서도 정작 중요한 그린포크를 주머니 속에 넣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그린포크가 어떤 물건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골퍼들이 대다수인 게 현실입니다.
이에 반해 로우핸디캡퍼들일수록 그린포크를 챙기곤 하죠. 피치마크로 얼룩진 그린에서는 퍼팅을 성공시키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자신의 볼로 인해 상처 받은 그린을 꼭 보수합니다.
아마추어골퍼들은 대부분 자신이 매너 있는 골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작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매너 없는 행동을 일삼는 골퍼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누가 말하지 않더
우리 대한민국은 미국, 일본과 더불어 세계골프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골프강국이라는 자긍심을 가진 만큼 이젠 올바른 골프문화를 스스로 지키는 매너골퍼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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