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7월 16일 개봉한 상암극장, 제목은 ‘포항 징크스는 없다’였다. 서울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FA컵 8강에 올랐다. 내달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맞대결을 앞두고 기선제압을 확실히 했다.
서울은 16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16강 포항과 홈경기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웃었다. 2-2로 비긴 뒤 가진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이로써 서울은 올해 포항과 가진 세 번의 맞대결에서 1승 1무 1패(승부차기 승 포함)로 호각을 다퉜다. 서울의 일격에 당한 포항은 FA컵 3연패 도전이 좌절됐다.
총력전이었다. 서울은 윤일록 대신 고요한을, 포항은 문창진 대신 이광혁을 바꾼 걸 제외하고 지난 12일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경기의 베스트11을 그대로 기용했다. FA컵 8강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
↑ 서울은 포항을 극적으로 꺾고 FA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상암)=김재현 기자 |
움츠렸던 포항도 전반 15분 이후 반격에 나섰다. 이명주(알 아인)가 없어도 ‘스틸타카’는 유효했다. 조직적이었고 매혹적이었다. 김승대의 여유와 강수일의 부지런함 속에 전반 19분과 전반 32분 기회를 맞았으나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팽팽한 0의 균형은 후반 10분 깨졌다. 김원일의 부상으로 전반 막바지 부랴부랴 투입된 김형일이 해결했다. 김승대가 오른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광혁이 흘렸고 김형일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포항의 약속된 플레이에 서울 수비는 속절없이 당했다.
한방을 맞은 서울은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하면서 윤주태, 고광민을 교체 투입했다. 공격적인 색깔을 띄웠지만 포항의 골문을 열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두들기니 열렸다. 최용수 감독의 교체카드가 적중했다. 패색이 짙던 후반 45분 김치우의 중거리 슈팅을 윤주태가 골문 앞에서 방향을 살짝 바꾸며 포항의 골문을 뚫었다. 극적인 동점이었다.
드라마는 연장에서도 계속됐다. 연장 후반 9분 서울의 역습을 김승대가 파울로 제지했다. 하지만 서울은 포항의 수비가 정비할 틈을 주지 않고 재빠르게 공격을 전개했다. 고명진의 침투 패스를 받은 고광민이 역전골을 터뜨렸다.
모두가 서울의 승리를 확신했
결국 승부차기로 승자와 패자를 가렸다. 서울이 네 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시킨 반면, 포항은 김승대의 슈팅이 골키퍼 유상훈의 선방에 막힌 데다 문창진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히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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