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흡사 내달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을 위한 예행연습 같았다.
서울과 포항이 얄궂게 FA컵 16강에서 만났는데 일정 또한 절묘했다. K리그 클래식(9일)과 FA컵(16일)에서 맞대결이 1주일 간격으로 벌어졌다.
순서도 딱 들어맞았다. 첫 경기는 포항에서, 1주일 뒤 다음 경기는 서울에서 열렸다.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도 포항이 1차전 홈 개최권을 갖고 있다. 8월 20일 포항에서, 8월 27일 서울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팀을 가린다.
↑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16강 서울-포항전은 90분 내내 박진감이 넘쳤다. 내달 열리는 AFC 챔피언스리그 전초전다웠다. 사진(상암)=김재현 기자 |
그 긴장감은 1주일 뒤에도 계속됐다. 더욱이 이번 경기는 FA컵이었다. 토너먼트다. 둘 중 한 팀은 탈락한다. 90분 안에 골이 없으면 연장을 하고, 그래도 승자를 못 가리면 승부차기를 치른다. 어떻게든 다음 라운드 진출팀을 가린다. 때문에 승자와 패자의 희비는 갈리기 마련이었다. 나란히 승점 1점을 갖는 ‘아름다운 동행’ 따윈 없다.
경기도 흥미진진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휴식기 이후 무패 행진 중인 포항과 서울은 주축 선수들을 아끼지 않았다. 어떻게든 이기기 위해 총력을 쏟았다. 온힘을 다하니 팽팽했다. 견고히 쌓은 수비벽을 뚫기가 쉽지 않았지만 공격은 시원시원했다.
흥미롭던 경기는 후반 11분 균형이 깨졌다. ‘라인 파괴자’ 김승대가 측면으로 빠지며 서울 수비를 흔들더니 그의 발끝에서 골이 시작됐다. 김승대의 크로스, 이광혁의 페인팅, 김형일의 헤딩 슈팅으로 이어지는 골로 완벽한 작품이었다.
열세를 뒤집으려는 서울이나 1골로 만족 못한 포항 모두 공격적인 교체카드를 꺼냈다. 서울은 윤일록, 윤주태, 고광민을 잇달아 교체 투입해 공격 지향적으로 나섰고, 포항도 문창진을 넣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맞불이었다. 긴장감은 계속됐고 흥미로움도 지속됐다. 그리고 짜릿한 승부가 펼쳐졌다. 후반 45분 서울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진 것. 또 하나의 그림 같은 골이었다. 김치우의 중거리 슈팅을 힐킥으로 집어넣은 윤주태의 ‘센스’가 돋보였다.
승부에 마침표를 찍기에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