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브라질 월드컵 축구 대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풍성한 화젯거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 사진 = SBS 캡쳐 |
'축구의 나라'로 불리는 브라질에서 1950년 이후 64년 만에 다시 열린 이번 월드컵은 개막전 오심 논란을 시작으로 대회 막판 '삼바 축구의 몰락'까지 쉬지 않고 사건•사고가 이어졌습니다.
먼저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에서 주심을 맡은 니시무라 유이치(일본)는 이 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린 네이마르(브라질)보다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니시무라 주심은 두 팀이 1-1로 맞선 후반 26분에 브라질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는데 결국 이 판정이 브라질의 3-1 승리로 이어졌다는 평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페널티킥은 오심이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포르투갈의 브라질 출신 수비수 페페는 독일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박치기하다가 퇴장을 당했습니다.
페페는 이날 자신과 부딪혀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던 토마스 뮐러(독일)에게 다가가 갑자기 박치기를 해 레드카드를 받았습니다.
전반부터 10명이 싸우게 된 포르투갈은 결국 독일을 상대로 0-4로 참패했고 결국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한 채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팀에서는 내분이 일었습니다.
A조에서 3패를 당한 카메룬은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에 브누아 아수 에코토가 팀 동료 뱅자맹 무캉조를 들이받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이 경기에서 0-4로 크게 진 카메룬은 이후 '승부 조작'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또 가나는 팀내 불화를 일으킨 설리 문타리와 케빈프린스 보아텡을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기용하지 않았습니다.
문타리는 협회 임원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고 보아텡은 크웨시 아피아 감독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는 이유였습니다.
H조의 알제리도 한국과의 2차전을 앞두고 '내분설'이 돌았으나 한국을 4-2로 완파하며 '헛소문'이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냈습니다.
'소문난 악동'들은 이번 대회에서도 여전히 '악동 짓'을 일삼았습니다.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는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경기 도중 조르조 키엘리니의 어깨를 깨물며 '핵 이빨'이라는 별명다운 기행을 선보였습니다.
그에게 돌아간 것은 A매치 9경기 출전 정지와 4개월간 모든 축구 활동 금지의 징계였습니다.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향해 "우리가 만약 코스타리카를 꺾는다면 영국 여왕이 뺨에 키스해주면 좋겠다"는 트위터 글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인 잉글랜드는 이탈리아가 코스타리카를 이겨줘야 16강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발로텔리의 이런 트위터 글은 잉글랜드를 조롱하는 것으로 비쳐졌습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코스타리카에 졌고, 결국 잉글랜드와 나란히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대회 후반에는 단연 네이마르의 부상이 가장 큰 '사고'였습니다.
콜롬비아와의 8강전 막판에 상대 수비수 후안 카밀로 수니가의 무릎에 허리를 찍힌 네이마르는 더 이상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네이마르의 부상과 중앙 수비수 치아구 시우바의 경고 누적 공백을
분노한 일부 브라질 일부 폭력 조직에서 수니가에 대한 위협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브라질은 네덜란드와의 3-4위전에서도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0-3으로 패하면서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한을 이번에도 풀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