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메시(바르셀로나)는 끝내 웃지 못했다. 조국 아르헨티나에 28년 만의 우승을 안기고 싶었던 영웅은 고개를 숙였다.
아르헨티나가 졌다. 14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낭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에서 독일에게 0-1로 패했다. 연장 혈투를 치렀지만 연장 후반 8분 괴체(바이에른 뮌헨)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메시가 조국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안겨주길 바랐지만 그 기도는 이뤄지지 않았다. 토너먼트 들어 무득점이 길어지던 메시는 마지막까지 침묵했다.
생애 첫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은 메시는 경기 초반 몸놀림이 활발했다. 라베시(파리 생제르망)과 함께 아르헨티나 역습의 축을 이뤘다.
↑ 메시아가 되길 바랐지만 메시는 신이 되지 못했다. 사진(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AFPBBNews = News1 |
동료들도 메시와 함께 힘을 냈다. 전반 30분 메시의 기가 막힌 오픈 패스에 이은 라베시-이과인(나폴리)으로 연결된 슈팅 과정은 환상적이었다. 오프사이드로 노 골 판정을 받았지만 메시의 패스는 예술이었다.
전반 40분에도 독일의 왼쪽 수비를 허물고 골문으로 질주하며 골키퍼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를 긴장케 했다. 보아텡(바이에른 뮌헨)이 흐른 볼을 재빠르게 걷어내지 않았다면, 아르헨티나는 전반 21분에 이어 또 한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잡을 뻔 했다.
메시는 해결사가 될 수도 있었다. 후반 2분 아르헨티나의 침투 패스에 독일 수비 뒷공간이 뚫렸다. 이를 파고든 건 메시. 평소의 메시라면 놓치지 않을 찬스이건만, 메시의 왼발 슈팅은 골문 밖으로 나갔다. 메시답지 않은 슈팅이었다.
이 슈팅 이후 메시는 플레이도 메시답지 않았다. 메시는 그라운드 위에 분명 있었지만 보이지 않았다. 철저하게 지워졌다. 후반 33분과 후반 39분 패스를 찔러줬으나 동료에게 연결되지 않았다. 체력이 방전된 듯 경기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연장 전반 2분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으나 골문 앞에 메시는 없었다.
신은 메시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0-1로 뒤진 연장 후반 추가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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