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드림매치였다. 역대 월드컵 최다 결승(3회) 및 최다 경기(7회)를 펼친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대결은 참 익숙했다. 그리고 매번 실망시키지 않았던 두 강호의 대결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다.
14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은 축구의 묘미를 보여줬다. 독일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은 틀렸다. 점유율에서 독일이 앞서나 아르헨티나의 촘촘한 그물망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에 적잖이 고전했다. 당하던 독일도 전반 중반 이후 반격을 펼치며 아르헨티나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최근 월드컵 결승에서 많은 골이 터지지 않았다. 2006 독일월드컵 결승에선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렸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결승에선 연장에서 이니에스타의 결승골로 스페인이 웃었다. 정규시간 90분 동안 무득점이었고, 득점도 딱 1골이었다.
↑ 진정한 별을 가리는 월드컵 결승. 4년 전 폭력으로 얼룩졌지만 이날은 흥미진진한 경기로 축구의 매력을 발산했다. 사진(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AFPBBNews = News1 |
찬스는 꽤 많았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1분 이과인이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고 전반 40분과 후반 2분 메시의 침투는 위협적이었다. 독일 역시 전반 47분 회베데스의 헤딩 슈팅이 골포스트를 강타하는 등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골이 터질 것 같은 상황이 여러 차례였다. 팽팽하고 치열하니 손에 땀을 쥐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예측불허의 승부로 전개됐다. 독일과 아르헨티나로선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갔으나 제3자에게는 흥미진진한 대결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폭력으로 얼룩졌던 4년 전과는 달랐다. 파울이 끊이지 않았다. 116분 동안 47개의 파울이 나왔다. 경고만 12개였고 퇴장도 있었다. 거칠었지만 도가 지나칠 정도였다. 자주 끊기니 맥도 끊겼다. 냉정히 말해 지루했다. 매력적인 축구와
하지만 4년 후는 달랐다. 속도감 있는 경기 전개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후반 중반 이후 과열되기도 했으나 극단적인 수비축구는 둘 다 거부했다. 승부차기가 아닌 120분 안에 승자를 가리고자 했고 결국 113분 괴체의 결승골이 터졌다. 흥미로웠고 월드컵 결승다운 ‘클래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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