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요즘은 야구 제일 못하는 애 포수시키잖아?”
김응용(73) 한화 이글스 감독의 쓴 소리가 포수 기근에 흔들리는 야구계에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렸다.
지난 13일 한화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은 잠실구장 더그아웃은 전날(12일) 마스크를 쓴 ‘포수’ 최준석(31‧롯데 자이언츠)이 화제였다.
↑ 김응용 한화 이글스 감독이 포수 기근 현상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사진=MK스포츠 DB |
다음날 경기를 앞둔 두산과 한화 더그아웃도 야수의 포수 변신에 대한 화두로 달궈졌다. 송일수(63) 두산 감독은 “최준석이 좋은 송구로 도루를 잡더라”며 칭찬한 뒤 “우리도 포수가 없는 상황을 대비해 홍성흔을 염두해 두고 있다. 포수가 정말 없는 필요한 상황이라면 홍성흔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응용 감독에게도 야수 중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있는 선수에 대해 물었다. 김 감독은 재치 있는 답변을 꺼냈다. 김 감독은 “포수 할 수 있는 사람 ‘손 들어봐’ 해야지”라며 웃었다. 이어 “우린 정현석이 포수를 맡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 했다. 때마침 정현석이 더그아웃 옆을 지나자 김 감독은 “현석아, 너 포수할래?”라고 물었다. 당황한 정현석은 대답도 제대로 못하고 머뭇거리며 자리를 피했다. 정현석은 포수 출신이 아닌 외야수다.
이어 김 감독은 “프로 선수라면 세 가지 포지션은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자신의 전문 포지션 외에 다른 포지션을 두 개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팀에 그런 선수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김 감독은 야수가 포수를 맡는 특수
“요즘은 포수가 참 편한 자리야. 요즘 중‧고교에선 야구를 제일 못하는 애가 포수를 하고, 제일 잘하는 애가 투수를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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