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적토마’ 이병규(40‧9번)의 존재감은 야구장 밖에서도 여전했다. 이병규는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뺑소니 범인을 직접 잡는 의협심을 발휘한 선행으로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이병규는 지난 13일 오전 재활을 위해 구리 챔피언스파크를 향하던 길에 자전거를 타고 가던 사람을 치고 도주하는 차량을 목격한 뒤 추격전을 벌인 끝에 뺑소니범을 잡아냈다. 피의자는 음주 후 졸음 운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LG 트윈스 적토마 이병규(9번)가 야구장 밖에서도 의협심 넘치는 선행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병규는 위험천만했던 오전 출근길 뒤 구리 2군 훈련장으로 이동해 정상적인 훈련 스케줄을 소화했다. 이병규가 이 사실을 주변 사람이나 구단에 알리지 않으면서 이 사건은 조용히 묻힐 뻔했다. 그러나 인터넷 사이트에 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이병규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직접 남기는 등 목격자들에 의해 선행이 알려졌다.
이병규는 용감한 행동을 하고도 대수롭지 않은 듯 의연했다. 그는 “사고 내고 도주를 하니까 그냥 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내가 아니었어도 주변에서 했을 일”이라고 웃어 넘겼다.
LG 구단에서도 이병규의 선행을 뒤늦게 전해들은 뒤 사실 확인 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이병규는 평소 모범적인 선수다. 훈련은 물론 사생활에서도 자기관리가 철저하다”며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의협심이 강한 성격으로 유명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병규는 평소 남모른 선행으로도 유명하다. 영화 ‘글러브’의 실제 모델인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를 비롯해 모교인 청구초등학교 야구부에 사비로 꾸준히 야구 장비를 지원하고 직접 찾아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구단에서도 “이병규 선수가 구단에서 진행하는 봉사 활동 외에 하는 선행에 대해선 워낙 얘기를 하지 않는 성격이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남몰래 하는 선행이 많다”고 ‘몰라서’ 난감해 하곤 했다.
이병규는 이번에도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병규는 현재 왼쪽 종아리 통증으로 재활 중이다. 지난 5월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2군 재활조에 머물고 있다. 후반기 반등을 위해 몸을 만
후반기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는 이병규는 자신의 선행은 뒷전으로 돌린 채 “우리 선수들 응원 많이 해 달라”며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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