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문수월드컵경기장은 포항에게 ‘성지’인 것일까. 잠자던 포항의 용광로 축구가 다시 뜨거워졌다. 울산을 꺾고 선두 행진을 이어갔다.
포항은 1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울산과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후반 30분 김재성이 선제골을 넣은데 이어 후반 33분 김승대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강수일은 2골을 모두 도우며 일등공신이 됐다.
후반기 들어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하며 주춤했던 포항은 울산을 제물로 살아났다. 포항은 지난해 12월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을 1-0으로 이기며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일궜다. 그리고 7개월 만에 다시 찾은 ‘약속의 땅’에서 후반기 첫 승의 달콤함을 맛봤다.
↑ 김재성의 선제골과 김승대(사진)의 추가골로 포항은 울산을 2-0으로 꺾고 K리그 클래식 1위를 굳게 지켰다. 사진=MK스포츠 DB |
경기 내내 팽팽했다. 어느 한쪽으로 추가 기울지 않았다. 중원 다툼은 치열했고 수비는 단단했다. 울산이나 포항이나 좀처럼 찬스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먼저 기회가 온 건 울산. 전반 21분 박용지가 오른 측면을 돌파해 들어가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32분에는 조직적인 프리킥 연계 플레이로 포항 수비의 허를 찔렀는데 새 외국인공격수 카사의 터닝 슈팅은 골문 옆을 지나갔다.
위기를 넘긴 포항도 곧바로 카운터어택을 날렸다. 그러나 불운했다. 전반 40분 박선주의 노마크 헤딩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기더니 전반 종료 직전에는 김원일의 프리킥 슈팅과 박선주의 2차 슈팅이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에 막혔다.
포항과 울산은 후반 14분부터 교체카드를 잇달아 꺼내며 승부수를 띄웠다. 용병술이 빛난 건 황선홍 감독이었다. 박선주를 대신해 투입된 ‘조커’ 김재성이 0의 균형을 깼다. 후반 30분 프리킥에서 강수일의 헤딩 패스를 감각적인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김승규의 거미손을 뚫었다.
3분 뒤에는 김승대가 추가골을 넣었다. 강수일이 오른 측면에서 수비수 2명을 제친 후 내준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
김신욱이 부상으로 결장한 울산은 마무리 부족을 드러냈다. 후반 20분 이후 매섭게 포항의 골문을 두들겼지만 카사와 이재원의 잇단 슈팅은 위력이 떨어졌다.
한편, 시즌 두 번째 열린 슈퍼매치에서는 서울이 수원을 2-0으로 이겼다. 전반 43분 김진규가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49분 윤주태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지난 4월 27일 수원을 1-0으로 꺾었던 서울은 최근 슈퍼매치 3연승을 달렸다.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를 달린 서울(승점 17점)은 상주를 골 득실차로 제치고 7위로 뛰어올랐다. 수원은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
득점 선두 이종호(전남)의 골 퍼레이드는 계속됐다. 상주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32분 선제 결승골을 넣어 전남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이종호는 시즌 9호골로 득점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후반기 3연승을 달린 전남은 승점 27점으로 이날 경기가 없던 전북(승점 25점)을 밀어내고 2위를 차지했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