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제 단 한판이다. 전 세계 축구팬의 눈이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낭으로 쏠린다.
20번째 월드컵 우승은 독일과 아르헨티나, 2개국에게만 그 기회가 허락됐다. 통산 3번(독일)과 2번(아르헨티나) 우승을 경험했지만, 정상을 못 밟은 지 20년도 훨씬 넘었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살려, 엠블럼에 별 1개를 더 수놓을 국가는 어디가 될까.
세계 베팅업체는 독일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12일 오후 1시 현재 독일의 승리에 2.27배를 매겼다. 정규시간 무승부는 3.18배, 아르헨티나의 승리는 3.45배다. 아르헨티나가 이길 확률이 가장 낮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르헨티나의 우승은 더욱 극적일 수 있다. 개최국 브라질의 시기와 질투 속에 열세라는 전망을 깨고 통산 세 번째 월드컵 우승을 품는다면 더욱 짜릿할 터다. 또한, ‘디폴트 사태’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단비와 같을 것이다.
↑ 등번호 10번을 썼던 캠페스와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견인했다. 하지만 10번을 물려받은 오르테가와 리켈메는 그렇지 못했다. 메시가 마침내 끊겼던 10번의 계보를 이을 날을 앞두고 있다. 사진(브라질 상파울루)=ⓒAFPBBNews = News1 |
아르헨티나는 캠페스(1978년)와 마라도나(1986년), 두 불세출의 스타를 앞세워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둘 다 등번호 10번이었다. 캠페스가 안방에서 첫 우승을 안긴 이후 마라도나가 1982 스페인월드컵부터 4회 연속 등번호 10번을 달고 월드컵에 참가했다. 그리고 마라도나는 우승 1회와 준우승 1회를 이끌었다.
아르헨티나의 10번은 브라질의 10번보다 의미가 더 컸다. 1994 미국월드컵과 2002 한일월드컵 우승은 10번보다 각각 11번(호마리우)과 9번(호나우두)의 활약에 힘입어 가능했다.
때문에 아르헨티나 10번은 항상 더 큰 관심을 모았다. 마라도나의 후계자로서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컸지만 월드컵 우승을 종국에 안겨야 한다는 사명감이 더 컸다.
하지만 메시에 앞서 두 명의 10번은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오르테가(1998년·2002년)와 리켈메(2006년)는 아르헨티나를 8강까지만 인도했다.
오르테가는 1998 프랑스월드컵 8강 네덜란드전에서 골키퍼 반 데 사르의 턱을 머리로 박아버리며 찬물을 끼얹었다. 4년 뒤 만회를 꿈꿨으나 조별리그 탈락을 막지 못했다. 리켈메는 다소 불운했다. 2006 독일월드컵 8강 독일전에서 아얄라의 선제골을 도왔으나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아르헨티나의 역대 월드컵 유일한 승부차기 패배다.
메시가 10번을 물려받고 첫 참가(독일월드컵 19번
브라질월드컵 결승에서 독일과 격돌하니 악연이 따로없다. 메시도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셈이다. 과거를 청산하고 월드컵 정상에 오르는 순간, 메시는 오르테가와 리켈메가 가지 못한 길을 완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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