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근 감독 “죄송하고 실망스럽다”…감독직 자진사퇴

[매경닷컴 MK스포츠(신촌) 서민교 기자] 심판 폭행 물의를 일으킨 정재근(45) 연세대 감독이 깊은 사죄의 뜻을 표하며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정재근 감독은 11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스포츠과학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정 감독은 어두운 정장 차림으로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정 감독은 “어제 발생한 불미스러운 행동에 대한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 농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 나 자신에게도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책임을 지고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 심판에게도 죄송하다. 사태를 책임지고 농구부 감독에서 물러나겠다”고 사퇴 의사를 전했다.

↑ 논란의 중심에 선 정재근 연세대 감독이 11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심판 폭행 사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재근 감독이 고개를 숙여 사죄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신촌)=곽혜미 기자

정 감독은 지난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아시아-퍼시픽 챌린지 대회 고려대와의 결승전에서 연장전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도 넘은 항의를 하다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해당 심판을 머리로 들이받고 폭언을 했다. 정 감독은 즉각 퇴장 명령을 받았고, 연세대는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정 감독의 심판 폭행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며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정 감독은 성적에 대한 학교 측 압박에 대해선 부인하며 “승부에 집착하다 보니 그랬다. 어떤 징계도 달게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이어 흥분을 자제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도 “우리 팀의 페이스가 좋다 갑자기 꺾였다. 경기 내용에 대한 불만이 심판에게 터진 것 같다”며 판정 결과에 대해선 승복했다.
정 감독은 해당 심판에게 경기를 끝난 뒤 저녁 전화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정 감독은 “어제 전화로 사과했다. 심판과 통화를 하며 심정을 얘기했고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정 감독은 “내 성격이 급해서 그렇다. 말이 먼저 나오다 보니 그런 상황이 나왔다. 평소 성격이 그렇진 않다”면서 “경기 도중 승부에 집착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나도 미국의 대학 감독과 같은 지도 방법이 정착을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세대는 이번 사태 직후 체육운영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다음날인 11일부터 정 감독을 연세대 농구부 감독직에서 직무정지하기로 결정했다. 대한농구협회도 정 감독의 징계 수위를 놓고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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