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네덜란드가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토록 발목을 잡았던 악몽을 모두 이겨냈기에 더욱 뜻 깊었다. 골대 불운도, 그리고 승부차기 징크스도 첫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네덜란드의 앞길을 막지 못했다.
6일 오전(한국시간) 가진 2014 브라질월드컵 8강 코스타리카전. 120분 동안 네덜란드에겐 악몽의 연속이었다. 시종일관 공세를 퍼부었지만 코스타리카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뭔가 불안했다. 무려 3번이나 골포스트 및 크로스바를 맞혔다. 1,2번이면 몰라도 3번이었다. ‘골대를 맞힌 팀은 진다’라는 속설이 있던 터라, 네덜란드로선 찜찜했을 것이다. 더욱이 120분 동안 골을 넣지 못하면서 승부차기를 통해 승자를 가려야 했다.
↑ 120분의 무득점 이후 승부차기가 시작될 때만 해도 모두 네덜란드의 패배를 예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실력으로 모든 걸 이겨냈다. 사진(브라질 사우바도르)=AFPBBNews = News1 |
네덜란드는 연장, 그리고 승부차기와 악연이었다. 웃어본 적이 없다. 월드컵 연장 경기를 3번 했는데 모두 졌다.
승부차기는 더욱 참담하다. 월드컵,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등 메이저대회에서 1승 4패(월드컵 1패)로 낙제점에 가깝다. 잉글랜드(1승 6패)에 이어 가장 승부차기를 못하는 팀으로 꼽혔다. 불명예다.
네덜란드로선 16강 멕시코전과 마찬가지로 코스타리카전도 어떻게든 90분 안에 승부를 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독하게도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1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리며 경기당 평균 3골을 기록했던 네덜란드지만 코스타리카전에선 1골 넣기도 벅찼다.
원치 않은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자 반 할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연장 후반 16분 주전 골키퍼 설리선(아약스)를 빼고 크룰(뉴캐슬)을 교체 투입했다. 승부차기를 대비한 반 할 감독의 카드였다.
반 할 감독의 용병술을 적중했다. 크룰은 코스타리카 5명의 키커 슈팅 방향을 정확히 맞췄다. 그리고 2번째 키커 루이스(에인트호벤)와 5번째 키커 우마냐(데포르티보 사프리사)의 슈팅을 막아냈다. 월드컵 데뷔 경기의 출전시간은 1분도 채 안 됐지만, 영웅이 됐다.
결코 비정했던 행운의 여신이 도와준 게 아니었다. 잘 막는다고 이기는 건 아니다. 잘 차야 이길 수 있다. 네덜란드는 지독한 승부차기 징크스를 깨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리고 그 결실을 맺었다.
네덜란드는 반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로벤(바이에른 뮌헨), 스네이
그렇게 네덜란드는 2회 연속 월드컵 준결승 진출과 함께 지긋지긋한 징크스까지 깨면서 겹경사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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