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원조’ 4번타자 정성훈(34)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정성훈의 두 방,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정성훈은 지난 29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부진을 털어낸 연타석 대포를 쏘아올렸다. 자신의 프로 통산 4번째 연타석 홈런이자 시즌 5‧6호 홈런이었다.
기다렸던 한 방이 팀이 절실할 때 터졌다. 정성훈은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 12타수 연속 무안타로 부진했다. 올 시즌 연속 경기 무안타는 지난달 SK전 2경기가 전부였다. 조쉬벨이 2군으로 내려가고 이병규(9번)와 박용택이 부상을 당한 상태서 정성훈을 대체할 마땅한 중심타자도 없었다. LG는 SK전서 무기력한 2연패를 당하며 스윕패 위기에 몰렸다.
↑ 지난 29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2회 초 1사에서 LG 정성훈이 SK 여건욱을 상대로 1점 홈런을 친 후 김용의의 축하를 받으며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날 정성훈은 첫 타석부터 홈런을 가동해 연타석 대포를 터뜨렸다. 1-2인 2회, 2-4인 4회 추격의 발판을 만든 두 방이었다. LG는 11-4로 경기를 뒤집어 완승했다. 정성훈의 두 방이 결정적이었다. 이후 두 차례 타석도 고의사구와 볼넷으로 100% 출루를 기록했다.
LG는 4번이 늘 고민인 팀이다. 기대했던 조쉬벨은 이미 실망만 안겨줬고, 정의윤은 기회조차 얻고 있지 못했다. 최근 이진영이 4번을 맡아 역할을 충실히 해냈지만, 원래 자리는 아니다. 이진영도 “난 4번째로 나설 뿐이다. 정성훈이 부진하기 때문에 대신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진영은 3번이 제 격이다.
정성훈이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었다. 이날 전까지 2할9푼6리 던 시즌 타율도 3할3리로 끌어올리며 3할대로 복귀했다. 4번 갈증을 풀어낸 두 방은 이진영과 정의윤, 이병규(7번) 등 핵심 타선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대포였다. 경기 후 정성훈은 “오늘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 나왔다”고 했다.
최근 LG의 선발진은 올 시즌 들어 가장 안정적이다. 타선 지원만 보태지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LG는 해결사 부재에 시달리며 찬스마다 허무하게 돌아섰다. 조쉬벨의 기약 없는 2군행으로 외국인 타자의 공백도 길어질 모양새다. 그래서 정성훈의 연타석포는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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