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상파울루) 이상철 기자] 2013년 6월 25일, A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이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렸다. 홍명보 감독은 이 자리에서 출사표를 밝혔다. “한국형 전술을 만들어서 한국형 플레이로 월드컵에 도전하고 싶다. 그리고 원 팀(One team) 원 스피릿(One spirit), 원 골(One goal)이라는 슬로건 아래 하나의 팀으로 정진할 것이다.”
1년의 시간이 흘렀다. 2014년 6월 26일(현지시간) 한국의 2014 브라질월드컵, 통산 9번째 월드컵이 끝났다. 그가 첫 공식 일정을 소화한 지 정확히 366일 만이었다.
1년 뒤 브라질에서 한국은 홍명보 감독의 취임 일성처럼 그렇게 ‘멋진 팀’이 됐을까. 누가 봐도 “아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한국형 전술은 보이지 않았고, 홍명보호의 슬로건 가운데 어느 하나도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 1년의 시간은 분명 짧고 부족했다. 그래도 1년 전 취임 일성을 떠올리면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사진(브라질 상파울루)=김영구 기자 |
16강 진출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갔지만 하나의 팀이 되지 못했고, 하나의 정신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 목표도 당연히 달성하지 못했다.
선수 개인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과 비교해 한참 뒤처졌다. 그 격차는 항상 있었고 이를 좁히기 위해선 조직력을 잘 갖춰져야 한다. 코스타리카가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은 건 팀으로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직력은 상당히 미흡했다. 잠재됐던 불안요소는 결국 터지고 말았다.
한국축구의 상징은 ‘투혼’이었다. 하지만 그 집중력은 흔들렸다. 알제리전을 준비하면서 안일했고 이는 치명타가 됐다. 또한, 경기마다 소극적인 플레이가 펼쳤다. 온몸을 던지는 플레이는 없었다. 자연스레 ‘투혼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
‘원 팀’을 강조했으나 끝내 하나의 팀이 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선수들은 머리로 이해했지만 몸으로 실천하지 못했다. 태극전사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정신력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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